[2026 ★상반기 결산]

1690만 명의 관객이 함께 울었다. 2026년 상반기 영화계는 그야말로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의 독주였다.
지난 2월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31일째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했고 개봉 50일째 1500만을 넘은 데 이어 최종 169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극한직업'을 꺾고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 이홍위(박지훈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왕과 사는 남자'는 2026년 첫 천만 영화이자 '범죄도시4'(2024) 이후 약 2년 만에 천만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34번째, 한국 영화로는 25번째 기록이다. 사극 영화로는 '왕의 남자'(2005),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 이후 4번째의 기록이다.

유해진은 이번 영화를 통해 '왕의 남자', '베테랑', '택시 운전사', '파묘'에 이어 5번째로 천만 영화를 필모그래피에 추가했고 박지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2026년 상반기 극장을 살린 '왕과 사는 남자'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영화계의 단비였다. 코로나 시대 이후 OTT 서비스의 확장으로 한국 극장가의 관객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왕과 사는 남자'는 오랜만에 남녀노소 많은 관객을 극장에 오게 만들었다.

특히 '왕과 사는 남자'는 영화 관람료의 인상, 인프라의 부족 등으로 영화 관람을 꺼리던 관객에게 다시 한번 '극장에서 함께 모여 웃고 우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신드롬적 인기를 얻으며 나이와 성별을 불문한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내 마음속에 저장"을 외치던 그룹 워너원의 멤버 박지훈은 특유의 매력적인 눈빛으로 스크린에서도 진가를 입증하며 한국 영화계 최대 블루칩이 됐다. 유해진은 '역시 유해진'임을 증명했고 장항준 감독은 천만 영화감독 타이틀을 얻었다.
'왕과 사는 남자'는 비운의 왕 단종을 앞세워서 역사적 인물의 감정과 관계에 초점을 맞춘 서사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단종의 고독과 상실, 인간적인 면모와 엄흥도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는 평가다.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으로 영화 속 '옥에 티'로 꼽히던 일명 '밤티' 호랑이 CG도 수정돼 OTT 버전에서는 조금 더 완벽한 '왕과 사는 남자'를 만날 수 있다.

'왕과 사는 남자' 이후로는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던 연상호 감독의 영화 '군체'가 500만 명을 돌파하며 극장을 이끌고 있다. 앞서 개봉한 김혜윤 주연의 호러 영화 '살목지'는 32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젠지 세대의 호러 영화로 사랑받았다.
'군체' 이후로는 한국 영화가 주춤한 모양새다. 본격적인 여름 극장가를 앞두고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2026년 '왕과 사는 남자'와 더불어 천만을 돌파할 또 다른 쌍두마차가 나올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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