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인성은 안주보다 도전을 택했다.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를 통해 또 한 번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붙였고, "관객들이 '새롭다'고 느껴준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며 배우로서의 신념을 밝혔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
조인성은 남다른 생존 본능을 지닌 캐릭터 '성기'를 통해 날 것의 야생적 매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강도 높은 액션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나홍진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조인성은 '새로움'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안주하느냐, 안주하지 않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 활동했으면 당연히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다가 망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안 되더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다 필모그래피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프'는 제게도 굉장히 새로운 장르고, 촬영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스스로에게 '아직 더 도전할 수 있지 않나'라고 물었고, 그 답은 '해보자'였다. 그래서 오히려 제안을 받았을 때 반가웠다. 대본을 읽고 바로 연락드렸는데, 한 달 뒤 감독님을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조인성은 "감독님의 전작을 보면 어떤 작품을 찍으실지는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시나리오에는 '뛴다'고 쓰여 있지만,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는 배우가 유추해야 하는 것"이라며 "사실 제가 무릎 수술을 했고, 감독님과의 첫 미팅 때 몸 상태에 대해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가 가볍게 조깅하는 건 괜찮지만, 뛰고 점프하는 건 남은 인생에 하등 좋을 게 없다고 하더라. 그런데 저는 배우고, 작품을 위해 제가 뛰는 게 필요할 수도 있지 않나. 이 작품이 저 때문에 퀄리티가 낮아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감독님이 '그럴 일 없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하시는 거죠?'라고 물어보시더라. 현장에 가면 안 할 수가 없다"며 "(나홍진 감독님께) 많이 얻어먹고, 사이좋게 지내기로 했다"고 웃었다.

조인성은 험난했던 액션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저한테 한 발로 말을 타라고 하더라. 한 발로 어떻게 타냐"라고 헛웃음을 지은 뒤 "무술팀과 마장마술하시는 분께도 '이렇게 타보신 적 있냐'라고 물었는데 '저도 그렇게까지는 안 해봤다'고 고개를 젓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근데 그걸 내가 어떻게 하냐. 물론 안전장치는 다 돼있는데, 말과 박자가 안 맞으면 튕겨나간다"며 "승마는 3~4개월 정도 배웠는데 촬영을 루마니아에서 하다 보니까 말의 습성이 또 다르더라"라고 설명했다.
나홍진 감독과 촬영 방식에 대해서는 "한 장면을 20~30번 찍는 건 당연한 거고, 한 번에 오케이가 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고 들어가야 한다. 처음부터 '백 번은 찍겠다'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한다. 그래서 20~30번 만에 끝나면 오히려 빨리 끝난 편이다. 마음가짐에 따라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홍진 감독님이 테이크를 많이 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원하는 장면을 얻기 위해 오래 기다리는 분"이라며 "합천에서 눈이 오면 안 되는 장면인데 눈이 왔다. 그러면 분장한 채로 마냥 기다려야 한다. 그러다 보니 현장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한 달 정도 촬영하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20일 정도 더 머물렀다. 촬영팀도 CG 소스를 찍기 위해 다시 올라가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몸을 갈아 넣었다'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열연을 펼친 조인성이지만 "내 만족은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활동하면 할수록 느끼는 거지만, 관객들이 보고 만족하고, '이 영화 좀 새롭다'고 말하면 그걸로 됐다. 그걸 위해서 내 몸 갈아서 무릎이 안 좋은데 액션하고, 말 타고 하는 거다. 관객들이 재밌게 본다면 그걸로 만족스러울 것 같다"고 전했다.
조인성은 한국 영화 기대작인 '호프'의 개봉을 앞두고 "저는 한국 영화에 지대한 공로를 세운 사람도 아니고, 그저 영화를 사랑해서 찍는 배우일 뿐"이라면서도 "능소화라는 꽃이 있다. 장마와 해풍을 뚫고 피어나는 꽃인데, 지금 한국 영화가 꼭 그 꽃의 운명과 닮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안팎으로 영화계가 많이 어렵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호프'가 능소화처럼 관객들의 품속에서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배우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모두가 정말 열심히 만든 작품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희망은 있다"고 밝혔다.
'호프'의 결말 그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면 시즌2 이야기가 안 나올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조심스럽다. 제작비나 감독님의 생각 등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는 단언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감독님 머릿속에는 이미 그 이후의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조인성은 현재 또 다른 기대작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시즌2 촬영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무빙' 시즌1이 공개될 당시 '호프'를 루마니아에서 촬영하고 있었다. 작품 반응이 좋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아 다운로드하는 데만 몇 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난다"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현장에 있다 보니 그 인기를 직접 체감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무빙' 시즌2는 시즌1이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그 사랑에 보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최선을 다해 촬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빙' 역시 VFX가 많이 들어가는 작품이고 초능력을 다루는 이야기다. 강풀 작가의 상상력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배우들도 다시 한 번 몸을 갈아 넣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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