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해일이 유해진을 향한 존경심과 '암살자(들)' 촬영 현장에서 배운 점을 전했다.
10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암살자(들)'(감독 허진호)의 배우 박해일과 만나 영화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박해일은 무수한 검열과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 나가는 신문사 사회부 부장 '재환' 역으로 분했다.
박해일은 유해진과의 오래된 인연을 떠올리며 "제가 1998년쯤 아동극 무대를 하다가 성인극 무대로 들어왔다. 당시 포스터를 붙이는 일부터 시작했는데, 극단 공연 '새들은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는다'를 관객으로 보러 갔다"고 말했다.
이어 "박희순, 유해진 배우가 함께한 2인극이었는데 입을 벌리고 봤다. 두 분이 무대에서 날아다니시더라"며 당시 받았던 강렬한 인상을 회상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암살자(들)'에서 유해진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박해일은 현장에서 그의 배우 생활을 유심히 지켜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로서 어떻게 이렇게 오래 활동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왕과 사는 남자'로 정점을 찍으셨고, 현장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한 신 한 신 찍어나가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몰래 봤는데 매 신마다 메모가 빼곡하게 돼 있더라"며 "그 메모 안에 선배의 아이디어와 작품에 대한 의견, 생각이 전부 담겨 있었다. 하나의 지도 같았다. 그때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런 타입의 배우는 아니다"라며 웃은 뒤, 유해진의 자기관리에서 또 한 번 놀랐던 순간을 떠올렸다.
또한 박해일은 "전주에서 촬영이 끝나 숙소로 넘어가는데 해진이 형을 따라가다 보니 도롯가에 서더라. 거기서 옷을 러닝 복으로 갈아입고 6~7km를 뛰어갔다"며 "그걸 보고 무릎을 쳤다"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스를 그날 그 순간에 풀어내는 거구나 싶었다. 긴 호흡의 영화를 끝까지 가져갈 수 있는 체력과 마인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것 같았다"며 "배우로서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해진에게 자극을 받은 박해일 역시 촬영지에서 러닝을 시작했다. 그는 "저도 전주에서 뛸 곳을 찾아 뛰어봤는데 너무 좋더라. 잠도 잘 왔다"며 "특히 이 영화가 시작하면 끝까지 달려가는 영화인데, 해진이 형은 실제 일상에서도 그런 흐름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저도 그걸 따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으로 선배에게 배우게 된 게 있다"며 유해진과 함께한 촬영이 연기뿐 아니라 배우로서의 태도까지 돌아보게 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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