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탄풍' 강인봉, 김형섭 2인조로 재결성... 15년 팀플레이의 결정체

'너에게 난 나에게 넌'으로 유명세를 탄 자전거 탄 풍경(이하 자탄풍)의 강인봉, 김형섭이 나무자전거라는 이름으로 새 앨범을 발표했다. 자전거 탄 풍경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송봉주가 이미 지난해 10월 '풍경'으로 활동을 시작해 두 사람은 나무자전거로 뒤늦게 활동에 나섰다.
"풍경과 나무자전거의 '따로 활동'은 잠깐의 일탈이죠. 결국 각자를 위해 발전적으로 나가는 과정이에요. 자탄풍 활동은 '일단정지'인 셈이죠."
자탄풍과 나무자전거의 음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단 따뜻한 어쿠스틱, 인간적인 음악이란 점에서는 같지만 다분히 록의 요소가 강해졌다. 그러나 셋에서 둘로 줄어 개인 분량도 많아졌다. 검증된 기타리스트 강인봉은 작위적인 기타연주가 좀 늘어났고, 김형섭은 자탄풍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고음뿐만 아니라 중저음의 매력도 보여주는 등 가수로서의 역량이 더 녹아났다. 결국 두 사람의 음악적 장점을 최대화 시켰다.
"가수마다 '하고 싶은 것'이 있고 또 '해야 되는 것'이 있는데, 이번에는 '하고 싶은 것'을 했어요."(강인봉) "지난 15년간 해왔던 결정체들이 이번 앨범에 많이 포함됐어요."(김형섭)
이번 앨범은 두 사람에게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15년전 가수(김형섭)와 프로듀서(강인봉)로 만난 두 사람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두 사람이 팀이 됐다. 두 사람은 "그간 술먹고 싸우고 그런 것들이 그대로 담아져 있다"고 소개했다.
두 명이 된 나무자전거는 팀플레이를 더욱 중시했다. 역할분담을 철저히 했고, 자기가 맡은 부분 철저히 책임졌다. 그래서 누구 하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둘이 똑같이 역할분담으로 만든 앨범이다. 열여섯 수록곡 대부분의 작사를 맡은 박현정씨는 단순한 작사가의 개념이 아닌 팀의 일원으로 작업에 참여해 나무자전거의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노랫말로 표현했다. 재킷 맨 뒷장에 앨범 작업에 참여한 사람을 '스태프'라 적지 않고 '파트너'라 적은 것에서 팀플레이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나무자전거는 팀플레이뿐만 아니라 비용도 사상 최대로 투입했다. 신디사이저 등 전자악기를 철저히 배제하고 4인조 밴드와 25인조 현악팀을 구성해 강도 높은 연습을 통해 따뜻하고 풍성한 사운드를 담았다. 그간 편의성에 기대고 컴퓨터에 기대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사람이 직접 악기의 줄을 튕기고, 두드리고, 켜고, 긁어서 만든 실제 소리로 반주를 만들었다.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앨범을 만들었지만 나무자전거는 흥행에 안달하지 않았다. 또한 가요계에서 화려한 주연보다는 꼭 필요한 조연이 되기를 희망했다.
"우리는 분수를 알아요. 대박보다는 다음 앨범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인기만 얻었으면 좋겠어요. 주연보다는 훌륭한 조연, 단역이 되고 싶어요. 혹자는 우리를 두고 '공개방송에서 구색 맞추기에 좋은 가수'라는 말을 하는데, 어떻게 보면 가요계에 꼭 있어야하는 음악이라는 뜻으로 생각할 수 있어요."
모든 음악을 통기타로 표현한 나무자전거는 휴식 같은 음악을 위해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자제했다. 현대 대중음악이 사운드를 꽉 채우는 추세이지만, 너무 완벽한 음악은 감동이 덜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나무자전거는 듣는 이가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여백을 많이 남겨 뒀다.
"관객이 끼어들 틈을 준 것이죠. 소스가 너무 많으면 귀가 분산돼 집중이 안돼요. 조미료가 많으면 본연의 맛을 모르듯 말입니다. 나무자전거 음악은 많이 들어야 본연의 맛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나무자전거는 이번 앨범을 만들며 자신들의 우상 하덕규에게 곡을 용감히 부탁했다. 여의치 않아 결국 그의 히트곡 '비둘기에게'를 리메이크해 서운함을 달랬다.
오는 16일ㆍ17일 이틀간 서울 성균관대 소극장에서 '나이테+1'이라는 제목으로 단독 공연을 벌이는 나무자전거는 '내안에 깃든 너'로 음반활동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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