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으로는 처음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을 맡은 여성이 있다. 지난 12일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 국립극장에서 막을 내린 오페라 '카풀렛가와 몬테규가'에서 여주인공 줄리엣 역을 맡은 박지현이 바로 그녀다.
박지현은 성신여대와 서울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지난 2004년 이탈리아 밀로노 소재의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인물로 올 2월 프리토리아에서 열린 유니사(UNISA · 남아공대학)국제성악콩쿠르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해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 1986년 제2회 대회에서 성악가 조수미가 1위에 올라 국내에 잘 알려진 유니사 국제성악콩쿠르는 4년마다 개최되는 대회. 1994년 제 4회 대회가 열린 이래 12년 만에 개최된 2006 5회 대회에서 박지현은 당당히 수위에 올라 세계 성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오페라 '카풀렛가와 몬테규가' 공연은 그녀가 당시 오페라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인연이 된 것. 남아공 최대의 오페라공연단인 오페라 아프리카의 관계자가 당시 대회에서 그녀를 눈여겨 본 뒤 이번 공연에서 여주인공 역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현은 이번 공연을 마감하면서 "너무 좋은 연기자와 스태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호응이 좋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는 벨칸토 창법을 남아공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남아공 현지의 프리토리아뉴스, 비즈니스데이 등 주요 일간지들은 줄리엣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박지현에 대해 "그녀의 소프라노 음성은 부드럽지만 강하다"면서 "기쁨과 슬픔을 적절하게 표현했다. 훌륭한 소프라노 음성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고 극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박지현은 오는 2007년 2월 유니사 후원으로 남아공 전역에서 독창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며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활동무대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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