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1집 '환상' 발표

데뷔 14년차 베테랑 가수도 ‘홀로 된다는 것’이 어색하고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1994년 7월14일, 최준명 김성수 유채영과 함께 혼성그룹 쿨(COOL)로 데뷔한 이재훈은 최근 솔로앨범을 내고 처음 나선 무대를 회상하며 “부담 100배였다. 전쟁터에 나온 기분”이라고 했다. 감기까지 겹쳐 기침약과 가래약을 먹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더니 약 기운과 긴장감이 더해애를 먹었다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홀로된 소감을 묻자 이재훈은 “말 상대도 줄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없어지고 진지함만 감돌아 어색하다. 빨리 혼자된 것에 익숙해지고 싶다”고 했다. 데뷔 14년차가 왜 그렇게 긴장하느냐고 했더니 “지난해 유리가 걸프렌즈로 활동하면서 무척 긴장된다고 하기에 ‘니 짬밥이 얼만데’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유리의 그 때 심정을 알 것 같다”고 한다.
# “다들 발라드로 승부하는 줄 알더군요”
흔히 댄스그룹 출신의 가수들은 기존 솔로 가수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발라드를 택한다. 그러나 이재훈은 '쿨표' 노래 ‘환상’을 솔로 데뷔곡으로 삼았다.
“내 주위 모든 사람들이 발라드로 예상하더군요. 그래서 반전을 주고 싶었어요.”
이재훈도 처음에는 쿨과 상반된 분위기를 위해 솔로 데뷔곡을 발라드로 생각했다. 실제로 그렇게 작업하다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길을 그대로 가야겠다며 '쿨표' 음악으로 다시 방향을 바꿨다. 이재훈은 쿨 시절 18장의 앨범을 내면서 2집 때 ‘송인’으로 단 한 번 발라드로 활동했다.
그러나 대중은 쿨의 진지한 발라드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쿨 역시 자유분방함이 좋았다.
이재훈은 하지만 “이젠 솔로여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편안한 발라드 등 팀을 이뤄 활동하며 채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들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재훈은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솔로 음반을 준비하면서 꾸준히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식사량을 조절하고 축구와 조깅을 꾸준히 하면서 5kg 가량 몸무게를 줄였다.

# 술김에 본 오디션으로 가수의 길을 걷다
이재훈이 가수의 길로 들어선 것은 술김에 본 오디션이 시작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팝음악을 들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이재훈은 주위에서 가수 오디션을 볼 것을 권유했지만 누군가를 소개하고, 소개 받는 자리가 싫어 오디션을 보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선배와 술을 마시다 다른 곳으로 가자며 자신을 이끈 선배를 따라간 곳이 한 기획사 사무실이었다.
이재훈은 술김에 그 기획사에서 노래하고 춤을 췄다. 당시 이재훈은 브레이크 댄스를 췄지만 술을 마신 탓에 동작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계속 하겠다고 춤을 반복했고, 기획사 측도 이재훈의 그런 자세를 높이 평가해 가수로 발탁했다.
그러기까지 이재훈이 오디션을 보지 않겠다고 한 이유가 있었다.
이재훈은 학창 시절 야외무대에서 열린 즉석 장기자랑에 출연했다가 당시 사회를 보던 방송인 김승현의 눈에 들게 됐다. 김승현은 이수만에게 이재훈을 소개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당시 현진영도 자신보다 앞서 오디션을 봤지만 탈락했다고 이재훈은 돌아봤다. 이후 이재훈은 오디션을 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재훈은 술 한 잔 마시다 선배에 이끌려 오디션을 보게 됐고, 혼성그룹 쿨로 가요계에 데뷔하게 됐다.

“김건모, 내 앨범엔 선뜻 참여”
이재훈의 솔로앨범에는 묵직한 가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마음이 가장 잘 맞는 ‘술친구’ 김건모는 좀처럼 다른 가수의 앨범에 참여하지 않지만, 이재훈의 녹음실에 잠옷 바람으로 밥 먹으러 왔다가 얼떨결에 코러스로 참여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김건모를 소개한 이재훈은 “웬만하면 안 도와주는 사람인데 얼떨결에 사무실에 왔다가 코러스를 하게 됐다”며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재훈에 따르면 그 자신이 김건모에게 피처링을 제안했는데 어느새 김건모가 녹음 부스에 들어가 있었고, 단 한 번 만에 녹음을 끝냈다. 이재훈은 “녹음 도중 김건모가 매일 찾아와서 함께 술을 마시러 나갔더니 음반발매가 늦어졌다”며 너스레를 떤다.
김건모 외에 싸이와 김진표, 유리도 참여했다.
김진표는 이재훈의 자작곡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에 랩으로 피처링했고, 유리는 ‘바보야’에서 쿨 시절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재연했다. 싸이는 ‘커플링’에서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이재훈은 “내 목소리는 누구하고도 잘 어울리는 김치 같은 맛”이라며 “싸이와도 잘 맞지만 김진표도 묘한 맛이 있다. 싸이가 대중적인 맛이 있다면 김진표는 고급스럽고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훈은 공백기 없이 꾸준히 활동하겠다면 계획을 들려줬다. 이재훈은 앞으로 3개월 음반 활동을 하고 전국투어를 벌인 뒤 다시 가을께 솔로 2집을 낼 예정이다. CCM앨범 ‘미라클’ 시리즈도 연내 내놓을 예정이며, 싸이와의 프로젝트 앨범도 낼 생각이다.
14년 만에 홀로 선 이재훈은 그렇게 데뷔 이래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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