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장래희망은 뭡니까?’ 우리는 어린 시절 이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 무엇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는다는 것은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더욱이 꿈은 사람으로 하여금 고난의 시간도 버텨낼 용기를 준다.
신인가수 임창규도 가수라는 꿈을 위해 6년을 기다렸다. ‘도대체 앨범이 나오기는 하는 거냐’는 비아냥 섞인 말들이 그를 종종 힘들게 만들었지만 임창규는 꿈이 있어 이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그는 첫 앨범 ‘흔적을 남기다’를 발표하며 꿈에 한 단계 다가섰다. 앨범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의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는 그는 오늘도 야심찬 각오를 다진다.
“나 때문에 아버지가 거짓말쟁이가 되다니...”
임창규는 2남 1녀 중 첫째다. 사람들은 장남하면 으레 ‘책임감’ ‘한 집안의 기둥’ 등의 말을 떠올린다. 그만큼 첫째라는 단어에는 막내와는 다른 무게가 실린다. 그런데 한 집안의 기둥인 맏아들이 어느 날 가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아버지가 상당히 보수적인 분이세요. 고등학교 시절 가수가 되겠다고 말씀드렸죠. 사실 장남이라지만 한 마디로 집안의 문제아였어요.(웃음)
제 결심을 꺾을 수 없었던 아버지는 한 가지 약속을 하자고 하셨어요. 대학에 진학하면 그 후에는 음악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해주시겠다고요. 1년 죽었다 생각하고 준비해서 목표했던 대학에 입학했어요. 지금요? 아버지가 최고의 후원자세요.”
물론 임창규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 구석이 짠하다. 지금이야 앨범이 나왔으니 다행이지만 과거 임창규는 본의 아니게 아버지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사실 앨범준비를 꽤 오래했기 때문에 몇 년 전 음반발매를 할 뻔했어요. 그런데 본의 아니게 음반이 틀어져 버리면서 아버기가 거짓말쟁이가 됐죠.”
보수적이긴 하나 한 번 마음을 열면 화끈하게 도와주는 아버지가 아들이 음반을 낸다며 자랑했는데 매번 일이 잘못되는 바람에 ‘양치기 소년’이 됐다. 임창규는 “지금은 그냥 ‘힘들었어요’라는 말 한 마디로 당시를 표현하지만 그때의 아픔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생각에 잠겼다.

“나란 사람? 노래 빼면 시체다.”
임창규가 가수의 꿈을 가진 덕에 본인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상당한 마음고생을 했다. 말이 6년이지 20대는 젊은 남자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만큼 시간이 아까울 법하다. 문득 임창규에게 갈등의 순간은 없었는지 궁금해졌다.
“다른 일은 안 생각해 봤냐구요? 음~ 솔직하게 말하면 전 노래 말고 잘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음악을 아주 어려서부터 전문적으로 배운 것은 아니에요. 다만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게 음악이죠. 노래 빼면 시체에요.(웃음)”
다행히 1집 타이틀곡 '새 구두'는 뮤직비디오에서 한가인과 데니스오가 호흡을 맞춘 덕에 노래를 알리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이어 1집에서 어느 곡 하나 소중하지 않은 노래가 없다는 그는 노래 가사를 일일이 짚어가며 그 아름다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과 1집에 대한 소중함이 크다.
순간 노래에 빠져든 듯 임창규는 '새 구두'의 가사 '너무나 못나고 보잘 것 없지만 오랫동안 신어 낡아졌지만 너에게 꼭 맞게 길들여졌잖아'라는 가사를 읽으며 감상에 잠겼다.
"앨범 타이틀처럼 저만의 고유한 색깔로 팬들에게 임창규라는 사람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요. 이게 1집을 통해 주어진 숙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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