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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커 '벚꽃엔딩' 차트역주행 1위..이유 4가지

버스커 '벚꽃엔딩' 차트역주행 1위..이유 4가지

발행 :

김관명 기자
버스커버스커 ⓒ스타뉴스
버스커버스커 ⓒ스타뉴스

세상에 이런 일이?


3인조 밴드 버스커버스커(장범준 김형태 브래드)가 '지난해' 내놓은 '벚꽃엔딩'이 '올해' 음원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9일 멜론, 엠넷 등 주요 음악사이트 실시간차트에서 톱에 오른 이후 26일 오전 현재 벌써 8일째다. 이날 오전 7시 현재 '벚꽃엔딩'은 멜론 실시간차트에서 다비치의 '거북이'(2위), 악동뮤지션의 '크레셴도'(3위)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29일 정규 1집의 타이틀곡으로 발표된 이들의 '벚꽃엔딩'이 1년이 지나 음원차트 1위에 '또' 오른 이유는 뭘까. 단지 봄의 서정에 어울려서? 가능한 해석 4가지를 꼽아봤다.


봄의 캐롤..여름송 겨울송은 있어도 봄송은 없었다


대개 가요팬들이 인정하듯 '벚꽃엔딩'은 벚꽃 휘날리는 봄에 잘 어울리는 계절송이다. 일부 팬들은 '봄의 캐롤'이라고까지 칭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그러면서 살랑대는 봄바람에 흔들대는 연심도 포착한 연가다.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계절의 미묘한 변화와 그 계절에 맞는 서정과 분위기, 사랑, 설렘 등을 노래한 계절송. 하지만 여름, 가을, 겨울에 비해 유난히 봄에 어울리는 '봄송'은 의외로 적다. 신중현과 퀘션스 시절 봄비를 노래한 박인수의 절창 '봄비'(1970), 이를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내지른 장사익의 '봄비'(1995), 봄비에 연정을 실어 보낸 배따라기의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1984), 강남 갔다 돌아온 제비에 떠난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윤승희의 '제비처럼'(1977) 등이 대표적인 봄송.


하지만 이들은 아무래도 '올드'하다. 최근작을 꼽아봐도 지난해 어반자카파의 'Beautiful Day', 어쿠스틱 콜라보의 '바람이 부네요', 베란다 프로젝트의 'Bike Riding' 등이 고작이다. 이들 노래도 실질적인 '봄송'이라기보다는 봄에 들으면 더 맛이 나는 노래에 불과하다. 조지 벤슨의 'Breezin''(1976)이나 척 맨지오니의 'Feel So Good'(1977) 등이 이들과 비슷한 분위기의 외국 연주곡이다.


봄이 되어도 마음 줄 노래가 없던 국내 가요팬들, 지난해 4~5월 '벚꽃엔딩'에 취했던 남녀노소, 올해도 긴 겨울 끝나고 봄바람 불어오자마자 '벚꽃엔딩'을 주저 없이 택한 이유다. 다른 대안이 없었으니까.


오로지 봄을 향했던 버스커버스커 1집의 집요함 혹은 산뜻함


비단 '벚꽃엔딩' 뿐만이 아니다. 버스커버스커 1집 거의 모든 곡은 오롯이 봄을 향해 있다. 밤바다에 밀려온 알 수 없는 봄향기를 노래한 '여수밤바다'를 비롯해 '봄바람', '꽃송이가', '첫사랑' 등등. 아무래도 첫사랑은 계절의 시작 봄에 음미해야 제격이고, 헤어짐은 낙엽 지는 가을에 겪어봐야 더 쓸쓸한 법이다. '여수밤바다'가 쟁쟁한 신곡들을 제치고 멜론에서 40위, '첫사랑'이 53위, '꽃송이가'가 95위에 오른 이유다.


이처럼 한 앨범 전체를 '과감하게' 봄을 테마로 한 가요음반이 있었을까. 아무리 범위를 넓혀 봐도 '봄이 오는 길'을 '세월아'와 함께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박인희의 1974년 음반, 봄의 서정에 어울리는 어반자카파의 2012년 미니앨범 'Beautiful Day' 정도 아닐까. 그럼에도 박인희는 70년대 가수였고, 어반자카파는 인디 필(feel)이 강한 혼성그룹이라는 점에서 2011년 '슈스케3' 준우승팀으로서 버스커버스커의 산뜻함과 대중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디지털음원시대, 계절송에 날개를 달아주다


이번 '벚꽃엔딩'의 차트 역주행에 힘을 실은 숨은 공신은 개별곡 구매를 가능케 한 디지털음원시대라 할 만하다. 정기 결제의 경우 곡당 평균 '60원'에 불과한 음원 구입비용이 마음만 내키면 언제든 부담 없이 '다량 구매'를 할 수 있는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한 것.


또한 한 번 결제를 하면 재 다운로드가 가능한 점도, '다운로드+스트리밍' 합산치인 음원차트 순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만약 이런 디지털음원 소비시대가 아니었다면, 매번 1만원 이상 하는 CD를 통째로 사야 차트에 반영이 되는 현실이었다면, '벚꽃엔딩'의 1년만의 차트 역주행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마음 줄 신인 가수들, 신곡 혹은 '대세돌' 부재에 대한 반증


최근 8~9년간 가요계 흐름을 살펴보면 버스커버스커의 이같은 놀라운 팬덤에 대한 답이 어느 정도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버스커버스커에게는 걸그룹, 보이그룹, 혹은 가창력이나 섹시미로 무장한 남녀 솔로가수는 갖지 못한 '미덕'이 많았다는 것. 지난 2011년 전국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3'을 통한 대중성, 전곡 작사작곡이라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존재감, 기존 가요작법에서 한창 벗어난 이들 노래만의 산뜻함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최근 'K팝스타2'의 악동뮤지션을 비롯해 '불후의 명곡'의 에일리, '나는 가수다2'의 알리와 더원 등이 최근 음원차트에서 발군의 성적을 내고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더욱이 지난해 초부터 이미 수년간 대세였던 아이돌그룹의 퇴조현상도 이같은 버스커버스커의 차트 부활에 일조했다. 원더걸스의 'So Hot'(2008년 음원차트 1위), 소녀시대의 'Gee'(2009년 1위), 미쓰에이의 'Bad Girl Good Girl'(2010년 1위), 티아라의 'Roly-Poly'(2011년 1위)가 맹위를 떨쳤던 해였다면 천하의 버스커버스커라도 지금처럼 차트 역주행이 가능했을까.


아이돌그룹의 성적부진으로 인한 음원차트의 빈틈은 올해 1, 2월 월간차트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정형돈의 '강북멋쟁이'(1월 2위), 백지영의 '싫다'(1월 3위), 이승기의 '되돌리다'(1월 4위), 버벌진트의 '시작이 좋아'(1월 10위), 악동뮤지션의 '매력있어'(1월 11위), 리쌍의 '눈물'(2월 2위), 허각의 '모노드라마'(2월 3위), 배치기의 '눈물샤워'(2월 4위), 포맨의 '안녕 나야'(2월 5위), 라디의 '오랜만이죠'(2월 12위) 등. 아이돌그룹이 거의 독주했던 2008~2011년에는 꿈도 못 꿨던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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