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 출신 박수진, 용형과 손잡고 데뷔곡 '내 얘기야' 발매

"안녕하세요."
어엿한 숙녀가 무릎을 구부리며 인사했다. 하늘하늘한 블라우스와 스커트로 산뜻한 봄 분위기를 낸 그녀의 모습에 설렘이 가득해보였다. 지난해 MBC 오디션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시즌3을 본 시청자라면 잊을 수 없는 반전 매력의 그녀, 박수진(19)을 만났다.
박수진은 지난해 '위대한 탄생' 시즌3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고 한동근과 최종 경연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지 한 달이 채 안 돼 출연 당시 멘토였던 유명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가 대표로 있는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했다.
그리고 꼬박 1년여 만에 첫 싱글 '내 얘기야'를 발표하고 가요계에 정식 데뷔 출사표를 던졌다.
"제 노래로 무대에 선다는 게 마냥 신기하죠. 인터뷰는 아직 서툴러서요. 원래 말을 툭툭 내뱉는 성격이라. 하하."
'내 얘기야'는 한국형 R&B스타일을 표방한 발라드 곡이다. 용감한 형제가 직접 작사 작곡에 관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피아노와 EP의 선율이 곡 전반에 흐르며, 절절 그녀의 음색이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극대화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평소 "박수진의 한이 맺힌 듯 깊은 감성이 마음에 든다"고 칭찬한 용감한 형제의 의도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노래에는 자신을 떠나간 남자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애절한 사랑 얘기가 담겨있다. 박수진은 "아직 사랑은 잘 모른다"며 "처음 곡 녹음을 할 땐 감정이입이 안 되서 용감한 형제 사장님한테 혼이 나기도 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감정을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용감한 형제는 현재까지 그녀의 음악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가수로써 원석이었던 그녀를 발굴해낸 것도, 이후 가수가 되기까지 정갈하게 다듬어준 것도 용감한 형제의 역할이 컸다.
"겉으로는 무서워 보이는데 알고 보면 되게 섬세하시고 감성적이신 분이에요. 말씀 하실 때 그 한마디에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거든요. 친절하고 잘 챙겨주세요. 사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건데 처음엔 엄마아빠도 많이 걱정하셨어요.(웃음)"
오디션 스타들을 향한 관심은 예년에 비해 줄었지만 끼와 재능 검증받은 이들의 스타성은 여전히 건재하다. 박수진도 '위대한 탄생'을 통해 이미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KBS 2TV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하며 깊이 있는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프로이신 선배 가수들과 무대에서니까 확실히 리허설 때부터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떨리기도 했지만 덕분에 경험도 많이 쌓고 무대매너도 많이 배웠죠. 바다 선배님이 한국의 머라이어 캐리가 되라고 얘기해주실 땐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서울 화곡동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함께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에는 방과 후 매일 1~2시간씩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막연한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가수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다. 특성화학교인 서울 구로구 서서울생활과학고에서 실용음악과를 전공하면서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는 '슈퍼스타K5' 출신 송희진과 함께 밴드를 결성, 전북 부안군에서 열린 록페스티벌에서 대상을 거머쥘 정도로 남다를 가창력을 드러냈다.
"항상 무대에 많이 서보고 싶어서 각종 대회나 가요제를 많이 찾아다녔어요. 관련 전공으로 대학을 우선 가야겠다는 생각이 컸죠. 노래를 하는 사람이긴 한데 TV에 나오는 가수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노래 좋아하며 공연을 하러다니는..."
그녀를 TV 안으로 끌어들인 것은 다름 아닌 '위대한 탄생'이었다. 모 록 페스티벌에서 입상하면서 한 관계자로부터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받았고, 경험 삼아 도전해본 일이 지금은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했다. 박수진은 "오디션 자체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며 "대회 경험을 위해 우연히 보게 된 건데 운 좋게 붙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고 해맑게 웃었다.
'위대한 탄생'은 박수진에게 많은 것을 안겨준 고마운 프로그램이었다. 그곳에서 자신을 갈고닦아 보석처럼 다듬어줄 용감한 형제를 만났고, 간경화로 투병 중인 어머니도 박수진이 방송 출연 뒤로 점차 회복세를 띠기 시작했다. 준우승 자격으로 얻은 스포츠카를 팔아 어머니 수술비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올해 우리나이로 스무 살, 성인이 된 그는 대중가수로서 감당할 삶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TV에 나오는 자신을 보며 흐뭇해하던 가족들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견디면 더 좋은 자리에서 많은 볼 수 있다'는 아버지의 조언을 되새기며 힘을 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가수의 꿈을 이룬 박수진은 이제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나눠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먼저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자랑이 되어야죠.(웃음) 그 다음엔 제 노래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저도 그 모습을 보고 덩달아 기뻐했으면 좋겠어요. 나중엔 큰 무대에서 저만의 콘서트를 열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 목소리 하나로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형 가수가 되는 게 최종 목표에요."
윤성열 기자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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