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 투혼' 마룬5 애덤리바인..韓팬들 떼창 화답(종합)

무대가 암전되고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늑대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자 마룬 파이브(애덤 리바인, 제임스 발렌타인, 제스 카마이클, 미키 매든, 맷 플린, 피제이 모턴)가 등장했다.

최우수 신인상을 시작으로 그래미상 3차례 수상과 전 세계적으로 3080만장 이상의 디지털 싱글 판매고와 1억장 이상의 싱글 판매고, 27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한 세계적인 록 밴드. 7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열고 1만3000명과 호흡했다.

전날 목 부상으로 대구 콘서트를 돌연 취소해 논란이 됐던 보컬 애덤 리바인의 목 뒤에는 파스가 붙어있었다. 완벽하지 않은 컨디션을 의식한 듯 격렬한 움직임은 자제했지만 가슴을 적시는 감미로운 음색과 화려한 무대매너는 이날 공연장을 메운 한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앞서 펼쳐진 밴드 더티 룹스의 오프닝 공연과 악기 교체 등으로 1시간 늦은 오후 9시께 무대에 올랐지만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로 마룬 파이브를 맞이했다. 늑대 울음소리와 함께 무대에 나타난 마룬 파이브는 '애니멀즈'(Animals)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공연은 1시간30분 가까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마룬 파이브는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 '스테레오 하츠'(Stereo Hearts), '하더 투 브리드'(Harder To Breathe), '럭키 스트라이커'(Lucky Striker), '웨이크 업 콜'(Wake Up Call)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연달아 선사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러브 썸바디'(Love Somebody)를 부르기 전, 애덤 리바인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공연장의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지난 2008년 이후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가진 그는 영어로 "한국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라며 "다시 만나서 반갑고 고맙다"고 말했다.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팝, 일렉트로닉, 어쿠스틱 등 여러 장르를 소화해온 마룬 파이브는 공연 내내 템포의 완급을 조절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공연장은 1만3000여 관객이 빚어내는 '떼창'으로 가득 찼다. 관객들은 형형색색의 야광봉을 흔들거나 제자리 뛰기를 하며 애덤 리바인의 제스처 하나하나에 호응했다.

마룬 파이브는 '맵스'(Maps), '디스 러브'(This Love), '선데이 모닝'(Sunday Morning), '메이크스 미 원더'(Makes Me Wonder), '페이폰'(Payphone), '데이라이트'(Daylight)로 열광적인 분위기를 이어갔다.

한국 팬들의 깜짝 이벤트도 빛을 발했다. 이날 마룬 파이브 멤버들이 아카펠라로 '페이폰'을 부르자 객석에선 핸드폰 불빛을 이용한 '은빛 물결'로 장관을 연출했고, 애덤 리바인은 "댓츠 쏘 뷰티풀. 유 가이즈 쏘 스위트(That's So Beautiful. You Guys So Sweet)"라며 감탄했다. '데이라이트' 무대에선 팬들이 '돈트 고'(Don't Go)'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일제히 들어 환호했다.

'데이라이트'를 끝으로 마룬 파이브가 무대에서 내려가자 팬들은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영화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의 OST '로스트 스타즈'(Lost Stars)를 부르며 앙코르를 요청했다. 마침내 다시 무대에 오른 애덤 리바인은 "우리는 연주만 할 테니 여러분들이 불러 달라"며 '떼창'을 유도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쉬 윌 비 러브드'(She Will Be Loved), '무브스 라이크 재거'(Moves Like Jagger)로 앙코르 무대를 펼친 마룬 파이브는 '슈가'(Sugar)를 마지막으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마룬 파이브의 내한 공연은 오는 8일과 9일 서울 체조경기장에서 두 차례 더 펼쳐진다. 오는 10일에는 앞서 애덤 리바인의 건강상의 이유로 미뤄졌던 대구 공연이 재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