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재고 여지 없어".."'내 남자에게' 저작권 보호 대상 아냐" 대법 결정 존중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작곡하고 아이유가 부른 노래 '섬데이'(Someday)를 둘러싼 표절 소송이 사실상 박진영의 승소로 일단락될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 민사5부(배준현 부장판사)는 24일 작곡가 김신일이 박진영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소송 파기환송심 첫 변론에서 "재고의 여지가 없다"며 앞서 피고(박진영)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의 판결 취지를 존중해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률적인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재판구조상 대법원의 귀속을 받기 때문에 설령 견해가 달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증거나 분쟁이 제기되지 않는 한 하급심은 상급심의 판결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
김신일은 지난 2011년 7월 드라마 '드림하이' OST 수록곡인 '썸데이'가 자신이 작곡해 2005년 가수 애쉬의 곡으로 발표한 '내 남자에게'와 유사하다며 1억1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김신일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썸데이' 후렴구 4마디의 유사성 등 일부 표절을 인정하면서 박진영에게 21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배상액을 5690만 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내 남자에게'의 후렴구가 앞서 발표된 다수 선행 저작물과 유사해 창작성이 없다고 봤다. 특히 2002년 미국 가수 커크 프랭클린의 '호산나'와도 거의 유사하다고 지적하며 창작물이 아닌 '내 남자에게'는 저작권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신일은 파기환송심 변론기일에 참석해 "대법원에서 유사성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창작성이 문제되지 않는다면 유사성 침해 쟁점도 더 나아 갈 수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재판부는 소송비용을 원고가 아닌 양 측이 부담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박진영의 법률대리인은 "1심에서도 조정이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박진영이 이번 소송으로 심각한 명예훼손 등 개인적인 피해를 많이 봤기 때문에 조정에 대한 의사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명예회복이 이미 됐을 것"이라고 종용했고, 박진영 측은 "본인과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확정 선고는 오는 10월 8일 오후 1시50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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