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①에 이어
예지의 연예계 활동 시작은 14세 때부터였다. 예지는 사실 래퍼가 아닌 백업 댄서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저 춤을 추는 것이 좋았고 무대 위에 서는 것이 그 자체로 좋았다. 하지만 생각만큼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고 음악 학원도 별로 없어서 고민이 많았다고. 그래도 예지는 언젠가 자신이 무대에서 주인공이 날을 떠올리며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결국 댄서 활동과 함께 가수의 꿈도 키워나간 예지는 우연히 올린 자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한 선배 연습생의 눈에 띄어 현 소속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을 거쳐 연습생 신분이 됐다. 이후 예지는 3년 정도의 시간을 거쳐 지금의 걸그룹 피에스타 멤버로 발탁됐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예지가 랩을 전문적으로 잘 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피에스타라는 팀을 꾸리는 데 있어서 랩 파트를 팀 전원에게 시켜봤더니 그 중 제일 잘한다고 주목을 받은 정도였다. 예지는 "계속 불러보니 재미있긴 했다. 그래도 가사를 쓸 수 있을 정도도 아니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피에스타 데뷔 이후 예지는 틈틈이 랩 실력을 키워갔다. 공교롭게도 피에스타의 공백 기간이 매번 길어졌던 게 예지가 랩 가사를 쓰는 기간을 만들어 준 셈이 됐다. 예지는 "팀이 생각보다 많은 주목을 받다 보니 이에 대해 느낀 감정을 써내려 가게끔 했다. 내가 글 쓰는 것도 평소에 좋아하기도 했다"며 쓴 웃음도 지었다.
예지는 본인의 랩 실력을 냉정하게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완전 무방비 상태에서의 프리스타일 랩은 아직 부족한 편"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자연스럽게 지난 2015년 방송됐던 케이블채널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예지는 당시 씨스타 효린, 전 포미닛 멤버 전지윤, 원더걸스 멤버 유빈을 비롯해 헤이즈, 키디비, 트루디, 애쉬비, 길미, 캐스퍼, 엑시 등 쟁쟁한 여성 래퍼들과의 경쟁에서 세미 파이널 무대까지 진출하며 당당하게 실력을 입증했다.
예지는 그때를 떠올리며 "경쟁자들의 랩조차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오로지 내 랩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촬영이 굉장히 오래 진행되더라고요. 제대로 잠을 못 잤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작진이 촬영이 끝나고 나서 '다음 날 미션을 위해 각자 총 32마디 분량의 랩을 준비해오라'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미친 듯이 작업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죠. 사실 다른 래퍼들의 무대가 어땠는지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정말로 전 제 랩 신경 쓰느라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어요. 래퍼 언니들이 처음에는 제 모습을 보면서 인사는 잘 하는데 대화에 잘 안 끼니까 '쟤는 무슨 캐릭터지?'라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도 나중에 저만의 절실함이 남달랐다는 걸 알아주신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제 행동도 이해해주셨죠."

예지는 디스 배틀 때 임했던 자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했다.
"전 상대 래퍼가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대로 저를 제대로 디스했으면 하는 심정으로 임했어요. 제가 무명이기도 해서 저에 대한 상대방의 생각이 궁금했거든요."
순간 너무 솔직한 대답이라고 느껴졌다. 이에 예지는 "내가 무명 가수라는 것 자체가 크게 기분 나쁘진 않다"고 말을 이었다.
"저한테 헛소리를 하거나 욕을 하는 건 그렇게 신경이 쓰이지 않아요. 그리고 저한테 팩트로 디스하는 것도 제가 인정하니까 기분이 나쁘지 않아요. 그런데 제가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디스하는 것은 정말 화가 나요. 그때도 상대방한테 '내가 연습을 안 해서 (팀이든 너든) 망했다'라고 말하면 기분이 나쁠 것 같다고 대놓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피에스타 멤버이자 래퍼로서 아직 가요계에서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에 대해 예지는 크게 개의치 않으려 했다. 오히려 "천천히 자신의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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