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공연' 밥 딜런, 어색함마저 감돌았던 잔잔한 감동(종합)

뮤지션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세계적인 포크 가수 밥 딜런(76)이 레전드의 품격을 선사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공연에 집중하며 밥 딜런만의 무대 매너를 즐겼다.

밥 딜런은 27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8 밥 딜런 내한공연 Bob Dylan & His Band'를 개최했다. 밥 딜런의 이번 내한공연은 지난 2010년 3월 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됐던 공연 이후 8년 만에 성사된 무대이자 밥 딜런이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처음으로 펼쳐지는 한국 공연이기도 하다.

이날 밥 딜런은 밴드 멤버의 감미로운 포크 스타일 기타 연주와 함께 무대에 등장, 환호를 이끌어냈다. 밥 딜런은 약 2시간 여 동안 'Watchtower', 'Twice', 'Highway', 'Simple Twist', 'Summer Days', 'Masterpiece', 'Honest with me', 'Trying to get to heaven', 'Feel my love', 'Pay in blood', 'Tangled', 'early Roman kings', 'Desolation', 'Hard Rain', 'Lovesick', 'Autumn leaves', 'Thunder on the mountain', 'Soon after midnight', 'Serve somebody' 등 20여 곡의 무대를 선사, 5000여 명의 국내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밥 딜런은 녹슬지 않은 연주, 보컬이 어우러진 공연으로 올드 팝을 사랑하는 많은 국내 중, 장 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밥 딜런은 오프닝 무대 이후 별다른 인사 멘트 없이 계속 공연을 이어갔다. 밥 딜런은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 속에 포크, 록 장르를 기반으로 한 주요 올드 팝 히트곡들의 무대로 관객들로 하여금 듣는 음악의 감동을 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느 해외 내한공연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른바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대세 뮤지션이나 전 세계를 돌며 투어 스케줄을 소화하는 인기 뮤지션들을 향한 팬들의 엄청난 환호성과 떼창, 그리고 뮤지션의 센스 있는 멘트 등은 소통의 의미로서 큰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이는 해외가 아닌 국내를 찾은 해외 스타들의 공연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밥 딜런의 이번 공연은 좀 달랐다. 밥 딜런은 오프닝 공연 이후 밴드 무대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2시간이 넘는 공연을 펼치며 노래를 멈추고 팬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지 않았다. 무대에서 선보였던 음악 역시 파워풀한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포크, 록앤롤 등으로 대변되는 곡들로 구성됐다. 자연스럽게 관객들은 밴드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곡이 끝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며 밥 딜런 밴드 세션 멤버들이 음을 맞춰가는 모습도 숨기지 않았다. 라이브 공연의 묘미라고 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다만 어색함마저 감돌았을 정도로 이 감동은 잔잔하고 조용했다.

한편 밥 딜런은 이번 내한공연 일정을 마치고 오는 29일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공연을 비롯해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을 돌며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내한에 앞서 밥 딜런은 이번 내한공연 및 2018 아시아 투어를 기념한 라이브 앨범을 발매했다. 앨범에는 1962년부터 1966년까지 활동하며 녹음한 곡들이 2장의 CD 안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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