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②에 이어
자신의 회사를 차린 지 1년 정도 됐다. 후회는 없는가.
▶하하. 이 문제에 대해 매일 생각한다. 사실 고민이 많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후회는 없다. 예전부터 많은 소속사에서 계약하자고 했었는데 우선 저는 신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미 어려서 소속사 입장에 맞는 음악 활동을 해왔었기 때문에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티스트로서 욕심이 생긴 것이다. 이제는 제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스스로 결정하고 활동하고 싶었다. 물론 힘들고 어렵다. 그러나 재미있다. 계속 달려가고 성장할 일만 남아서 그런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쇼미더머니5'는 어떤가. 출연은 잘한 것 같은가.
▶무조건 잘 나갔다. 제겐 고마운 프로다. 당시엔 한국어를 거의 할 줄 몰라서 가사를 쓰는 게 정말 힘들었다. 서출구에게 떨어졌는데 당시엔 그랬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이다.
랩은 어떻게 시작했는가.
▶저는 뉴욕에 살았다. 거기다 흑인들이 많은 동네에 살았다. 저랑 제 형만 한국사람이었다. 그냥 동네가 힙합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접했다. 형도, 친구들도, 동네에서 만나는 사람 모두가 힙합을 했다. 거기다 저는 어려서부터 음악만 했다. 재즈 밴드 활동도 했고 악기 연주도 했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저만 '노란 사람'이었고, 선입견이 있어 힘들었는데 싸워서 이겨나갔다.
이겼다는 것은 랩으로 이겼다는 것인가.
▶맞다. 제 학창시절은 영화 '8마일'이었다. 미국 사람들은 취미로 랩을 많이 한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면 학생들이 모여서 랩 배틀을 한다. 거기서도 저만 한국 사람이었다. 지는 것은 또 싫어서 열심히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제가 가장 잘하더라. 학교에서, 그리고 조금 더 큰 무대로 이런 과정을 계속 거치며 자연스럽게 랩을 직업으로 정했다. 한국사람은 '한'이라는 것이 있다. 저도 미국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한'이 생겼다. 그게 음악으로 표현돼 제 특유의 강한 스타일이 정립된 것 같다.

뉴욕이 힙합 본고장이다. 누구의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당연히 뉴욕 출신 래퍼들이다.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부터 나스(Nas), 제이지(Jay-Z)까지. 미국 래퍼들에게는 출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다. 저도 뉴욕 출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미국에서 음악을 할 때도 한국 힙합이라든지, K팝은 계속 들었는가.
▶사실 잘 듣지 않아 모른다. 제가 아는 한국 음악은 서태지가 전부였으니까. 이후에는 힙합에 빠져 한국 힙합이나 음악을 많이 듣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 힙합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는 아직 잘 모른다. 그런데 하나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한국어가 랩에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과거 제가 흑인 친구들에게 서태지 음악을 들려줬는데 너무 좋아하더라. 계속 듣고 싶다고 테이프를 구해달라 할 정도였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소리가 예쁘다고 했다. 그래서 저는 어려서부터 한국어로 구성된 랩이 외국인들에게도 충분히 어필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랩에선 '딕션'도 중요하지만, 랩도 결국은 음악이다. 들었을 때 좋고, 아름다워야 하는 게 먼저다. 음악이 언어와 문화에 상관없이 감동을 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내년 초를 시작으로 싱글이 계속 나올 것이다. 그리고 미니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우선 첫 앨범이니만큼 가장 잘하는 스타일을 먼저 보여드린 다음, 여러 가지 스타일의 음악을 보여드릴 것이다. 제가 사실 노래도 잘한다. 이래 봐도 R&B 그룹으로 데뷔했다. 하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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