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라드? 발라트? 트롯발라드?
트로트에 발라드를 입히면 뭐라고 불러야 할까.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음악 팬들에게 낯설고 생소한 조합이다. 가수 최아인(32·최정환)과 서호(24)가 지난 14일 발매한 듀엣 싱글 '짜짜라짜짜짜'가 딱 그렇다. '썸'에서 연인 단계로 발전하는 과정을 담은 이 곡은 전형적인 발라드 풍 멜로디에 트로트 특유의 직설적이고 유쾌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가요계에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 중인 최아인, 서호를 최근 스타뉴스가 만났다. "솔직히 반신반의"라는 이들의 머리에는 걱정과 기대가 함께 맴도는 듯했다.
"'잘 안 되면 그냥 흑역사로 남기자'는 각오로 하는 거예요. 호호."(서호)
"한 번도 안 해봤던 노래 스타일이라서요. 처음엔 반대를 했는데, 회사 대표님이 너무 확신에 차 계세요. 하하. 지금은 재밌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벼울 수 있는 노래예요. 그동안 무거운 노래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이미지 적으로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잘 되면 되게 좋을 것 같고 안 되면 좋은 추억이 되겠죠."(최아인)

최아인은 2005년 보컬 그룹 엠투엠 멤버로 데뷔해 '세 글자', '새까맣게', '여보야' 등의 히트곡을 낸 실력파 가수다. 과거 본명 '정환'으로 활동했던 그는 "마지막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이름을 바꿨다"며 "엠투엠 정환이라는 색깔이 딱딱해서 탈피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본업인 가수 활동을 잠시 내려놓고 경기 수원에서 닭발 집을 운영했던 그는 2017년 tvN 음악 예능프로그램 '수상한 가수'에서 '닭발'이란 가명으로 4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곧바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다시 활동을 접어야 했다.
지난해 9월 군 대체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올 1월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복면 가수 '브루스리'로 가왕전까지 진출하며 또 한 번 실력 발휘를 했다.
"2년 만의 그런 무대에 서보니까 진짜 떨리더라고요. '수상한 가수' 할 때는 20대라 패기가 있었는지 목소리도 쩌렁쩌렁 나왔거든요. 군 대체 생활하면서 노래를 거의 안 불렀더니 무대가 낯설고 너무 힘들었어요. 무대 공포증이 오히려 생기더라고요. 여차여차 힘들게 결과적으로 그렇게 올라갔는데, '더 좋은 컨디션으로 무대를 보여줬으면 더 각인이 돼지 않았을까' 되게 아쉬움이 남죠."(최아인)

아직 데뷔 3년 차 신예인 서호는 '복면가왕'에서 자신의 파트너가 될 최아인의 무대를 처음 봤다고 했다. 그는 "방청 신청을 해서 직접 무대를 보러 갔다"며 "'노래를 잘 못 부르면 어떡하나' 했는데, 노래를 잘 부르시니까 희망을 걸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복면가왕' 이후 두 사람이 직접 만나 본격적으로 듀엣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것은 불과 2개월 전.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호흡에 대해 만족감을 표현했다. "소극적인 친구였으면 이런 노래를 소화하기 어려울 텐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는 낯을 좀 가리거든요."(최아인)
"어머, 저도 낯을 가리는데요? 하하. 오빠가 낯을 가린다는 느낌은 안 들었고, '괜찮아'란 포근한 느낌으로 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어떻게 보면 대선배시니까 어떻게 대해야 할 지 걱정했는데, 포근하게 먼저 해주셔서 저도 편하게 대할 수 있었어요. 오빠가 장난기도 많아요. 시답지 않은 아재 개그도 하고요."(서호)

'짜짜라짜짜짜'는 트로트를 연상시키는 유쾌한 제목과 가사가 더해졌지만, 노래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창법은 정통 발라드에 가깝다.
'오빠하고 찐하게 마시자', '뼈해장국의 골수를 뷰티풀하게 먹을 때 젤 예뻐', '우리 오빤 갈비찜 감자탕 곱창 땡기는 날 사줄 때 젤 멋져'라는 등 직관적이고 익살스러운 가사를 애절하게 부르는 반전의 묘미가 주요 감상 포인트다.
최아인은 "개인적으론 기존에 했던 음악이 아니니까 생소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음악이란 게 특별히 장르에 국한된 게 아니니까 좋은 노래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시국이 시국인지라…트로트가 좀 뜨고 있어서 관심 있게 봐주지 않을까 생각은 했는데… 빨리 코로나19가 좀 없어지고 잘 풀리길 바래야죠. 가사가 그래도 어렵진 않아서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서호)
"요즘엔 노래가 막 좋다고 뜨는 것도 아니고, 조금 재밌는 부분이 생기면 노래를 잘 사용하잖아요. 잘 되면 DJ 분들이 많이 써주시기도 하고요. 노래방 같은 데서 듀엣을 할 때 찾아주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어요."(최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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