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상공인들에게 위로의 노래와 상금으로 큰 상금을 안겨줬던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싱투게더'. 지난 7월 돌아온 '싱투게더2'는 더 화려해진 스케일과 캐스팅을 자랑한다. 헤이즈, 김필을 시작으로 정동하, 김조한, 에일리, 김재환, 린, 이영현, 임정희 등 매 회마다 화려한 보컬리스들이 출연하며 미니 콘서트급 무대로 더 큰 감동과 위로를 안기고 있다. 오는 24일 '싱투게더2'가 종영을 앞둔 가운데, 박준철 PD가 프로그램 기획 의도부터 뒷 이야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싱투게더'를 기획한 이유가 무엇인가.
▶ 평소 투게더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서는 아니고, 디스커버리 채널이 공동 투자한 '싱어게인'의 출연자들과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서 '싱2'란 워딩을 갖고 생각하다가 '싱2게더'란 제목이 뚝딱 나왔다. 전 회사에 있을 때 네이밍의 귀재란 얘기를 지겹게 들어서 자중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힘들어진 소상공인을 돕는 프로그램이 당시에는 없었다. 그들에게 직접 가서 깜짝 공연도 하고 지원금도 드리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많은 이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 시즌1에 이어 MC를 맡은 김태우와의 인연은 어디서 시작됐나.
▶ 2015년 김태우의 새 앨범이 공개되고 전 회사였던 멜론의 마케팅 팀에서 김태우를 섭외하러 같이 가자고 했다. 그때 이후로 서비스가 너무 잘돼서 빅3 기획사에서 먼저 제안이 왔지만 당시에는 멜론라디오가 서비스 초기라 출연자를 직접 섭외하러 다녔다. 처음 만난 김태우는 생각만큼 컸고 예상보다 훨씬 똑똑했다. 인사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가 얼마나 음악을 좋아하는지 단박에 알게 됐고 시원시원한 그의 성격답게 바로 하겠다고 했다. 김태우는 이것저것 재지 않는다. 본인이 일단 좋아야 움직인다. 아, 그땐 자기 회사 대표였기 때문에 더 시원시원했던 거 같다.

- '고스타 버스타'에 이어 '싱투게더'까지 김태우와 함께하고 있다. 출연진과 호흡은 어떤가. 또 김태우의 강점은 무엇인가.
▶ 개인적으로 나는 유라시아에서 김태우를 가장 좋아하는 PD일 것이다. 그의 재치와 순발력이 가공할 가창력에 묻혀서 저평가돼 있는데 그걸 발견한 이후 그 끼를 가지고 진짜 음악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멜론라디오 스타DJ(당시 서비스 이름)를 만들 때 보통 제작 편수가 길어도 한 아티스트당 4주였는데 김태우 편은 10주 넘게 만들었다. 그만큼 찰떡 궁합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후 4년 가까이 300팀 가까운 뮤지션들이 출연했지만 김태우가 호스트였던 '진격의 김태우' 편을 최고로 뽑는 사람들이 내부적으로 가장 많았다.
김태우의 강점은 일단 안 되는 게 없다는 타고난 긍정 마인드. 그리고 제작진이 아이디어를 내면 항상 본인의 의견을 보태어 더 사이즈를 키우는 재주를 타고났다. 사실 나도 평이하고 식상한 포맷을 싫어하기 때문에 특이하고 특별한 걸 선호하는 코드가 잘 맞았고, 우린 둘 다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된 프로레슬러 출신 UFC 선수처럼 파이팅이 넘친다. 음악 취향도 비슷하다. 술도 잘 마시고. 다른 점은 김태우는 더위를 잘 타고 난 전혀 안 탄다.
- KCM을 시즌2 MC로 발탁한 이유는?
▶ 예전 '고스타 버스타' 때 자주 출연을 했던 김태우의 절친이었는데 MC 후보로 여러 라인업을 얘기하는 도중 작가가 KCM을 적극 추천했다. 방송에선 김태우가 추천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이렇게 사실을 말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둘 사이가 매우 막역하고 오래된 관계다. 그러다 보니 둘의 케미가 너무 좋다. 이번 시즌2에서 가장 큰 신의 한 수는 KCM을 음악 프로그램 MC로 섭외한 것이다.

- '싱투게더' 에피소드 중에 가장 기억에 남거나 힘들었던 촬영이 있다면 언제였나.
▶ 개인적으로 5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81년생 동창 특집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노래 제일 잘하기로 소문난 여가수 3명이 한번에 모였다. 통인시장의 상인들을 위로해 주는 에피소드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에서 공연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근처에 넓은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에 시장 상인 분들을 초대해서 공연을 했다. 그날 비 예보가 있어서 공연이 끝날 때까지 하늘만 쳐다봤더니 거북목이 싹 다 나았다. 가장 힘들었던 촬영은, 솔직히 말하면 모든 촬영이 다 힘들었다.
- '싱투게더'에 초대하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 실크소닉(Silk Sonic). 이 두 사람도 소울향으로 훈제가 끝난 김태우를 만나면 무지 좋아할 것 같고 나 또한 평소보다 더 미친 아이디어를 쏟아내 제작진이 참돌아이란 댓글이 달리게 만들고 싶다.
- '싱투게더' 게스트 섭외는 어떻게 진행되나. 김태우의 '섭외 지분'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내가 태작가라고 부른다. 섭외력이 좋은 작가다. 가요계 선배이기도 하지만 그는 언제나 자신의 부탁을 들어준 이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자신의 부탁을 들어준 이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려 노력한다. 그의 미친 섭외력은 인간적임이 아닐까 싶다. 난 그런 김태우가 좋다.

- '싱투게더'를 하나의 키워드로 표현해달라.
▶ 메가도스 (비타민C 과다복용). 알고 보면 너무 좋은데 아는 사람이 잘 없다.
- '싱투게더'는 유튜브 콘텐츠로 시작돼 글로벌 채널에 편성, 시즌2까지 이어졌다. '싱투게더'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 기존 유튜브와 다르게 고비용 저상장 콘셉트로 오래 버틸 수 있게 해준 초기 투자자님과 동고동락한 동료 그리고 출연진과 제작진, 특히 MC 김태우… 모두가 한뜻으로 치열한 콘텐츠 업계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만의 콘셉트를 잘 유지했던 게 제일 컸다고 생각한다. '싱투게더'의 전신인 '고스타 버스타'를 좋게 평가해 준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대표님과 상생 목적의 취지를 적극 지원해 준 페퍼저축은행 대표님이 아니었으면 여전히 유튜브에서 가장 돈 많이 쓰면서 성장 속도는 나무늘보인 채널이었을 것이다. 사실 내 자랑하기 딱 좋은 질문인데 여기까지만 얘기하겠다. (웃음)
- '싱투게더'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다음 시즌 계획도 있나.
▶ 얼마 전 지자체에서 연락이 왔다. 코로나로 지역 행사를 못해서 예산이 남아 있는데 지방 소상공인에게 음악 공연을 여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연락을 한 것 같다. 얘기가 잘 돼서 제주도의 소상공인 분들이 송금서비스(싱투게더 코너)로 활짝 웃는 모습을 그려 본다.
-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 듣도 보도 못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모 방송국에서 우리의 버스 포맷을 따라 해서 방영이 됐는데 나름 기분이 나쁘면서 좋았다. 결국 나의 기획력을 그들이 인정한 것이고 1년이 지나 구현이 된 것을 보면 앞서가는 기분이 들었다.

- 연출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 사실 전 회사에 있을 때 내가 하고 싶은 기획 제작은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회사를 나오고 나니 제일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일을 오래 오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 때부터는 평균연령이 130세가 된다고 하는데 100세에도 기획안을 쓰면서 손톱을 물어뜯는 밤을 보내고 싶다.
-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 안녕하세요, '고스타 버스타', '싱투게더'를 만든 박준철 피디입니다. 니체가 말했습니다. "만일 음악이 없다면 인생은 착오일 뿐이다." 더 열심히 해서 본인 소개를 안 해도 되는 연출자가 되겠습니다.
공미나 기자 mnxoxo@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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