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최고의 저작권 부자를 손꼽으라고 하면 단연코 빈스(Vince)가 아닐까 싶다. 전소미, 미야오, 이즈나, 올데이 프로젝트,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테헌') OST까지, 최근 인기 음원 사이트 상위권을 휩쓴 이 모든 곡들이 빈스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신곡을 들고 나타났다. 그것도 지드래곤과 함께. 빈스는 얼마나 더 성공하려고 이러는 걸까.
빈스는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새 디지털 싱글 '차차차 (CHA CHA CHA) (feat. 지드래곤(G-DRAGON))'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차차차'는 부드러운 멜로디 위에 경쾌한 라틴 차차(Cha-cha) 리듬을 더한 힙합 R&B 트랙이다. 빈스 특유의 그루비하고 감성적인 보컬이 어우러진, 시원한 여름밤을 닮은 무드가 인상적이다. 특히 지드래곤의 리드미컬한 래핑이 피처링으로 더해져 '차차차'가 담고 있는 설렘을 대폭 상승시켰다.
◆ "빈스야, 너 스타가 되고 싶니?"..지드래곤과 입맞춤 풀스토리

빈스와 지드래곤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빈스는 2017년 6월 지드래곤의 'SUPER STAR', 2022년 4월 빅뱅의 '봄여름가을겨울 (Still Life)'을 작곡했다. '차차차' 협업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빈스는 "지드래곤 형이 전역 후 빅뱅 단체곡과 솔로곡을 준비하던 시기에 더블랙레이블 스튜디오에 자주 오셨다. 그때 난 '차차차'를 만들고 있었는데 같이 작업하던 프로듀서 한분이 가볍게 '빈스의 '차차차'가 있는데 너 피처링 해주면 안 되냐?'라며 노래를 들려주셨다. 지드래곤 형이 바로 '빈스야, 너 스타가 되고 싶니?'라고 하셔서 '네, 되고 싶어요. 좀 도와주세요'라고 대답하니까 그 이후부터 흔쾌히 작업이 진행됐다. 지드래곤 형이 모든 면에서 다 도와주셨다"라고 이야기했다.
빈스는 다수의 음악 작업을 통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아직 인기에 목마른 모양새다. 당당하게 "스타가 되고 싶다"는 빈스는 "지드래곤 형이 피처링을 해준 경우가 많지 않고 해주시면 음원 성적이 좋지 않나. 나도 그만큼의 음원 성적이 잘 나와줘야 '아 이제 조금 됐구나'라고 느껴질 것 같다. 지금 멜론 TOP10 안에 더블랙레이블 곡이 꽤 많다. 그 안에 '차차차'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스타'의 기준을 설명했다.
심지어 '차차차'는 지드래곤의 피처링을 넘어 지드래곤의 생일인 8월 18일에 발매됐다. 빈스는 "의도하진 않았는데 '차차차'는 확실하게 여름에 내고 싶었다. 여름을 놓치기 싫은 마음이 있었는데 더블랙레이블에서 나오는 아티스트가 너무 많다 보니까 시기를 조율해보니 이때만 남았다. 옛날에 지드래곤 형한테 '형, 이거 잘하면 형 생일에 나올 수 있겠는데요?'라고 한 적이 있는데 진짜 그렇게 돼서 무안하다. 하지만 지드래곤 형 생일에 형이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 느껴진다. 팬들도 형 생일에 형의 목소리를 한 번 더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웃었다.
그렇다면 '차차차'는 원래 피처링이 있는 곡이었을까. 빈스는 "원래 2절이 있었는데 '심심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피처링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누구한테 받겠다'는 건 없었는데 회사에서 '지드래곤 어때?'라고 하셔서 지드래곤 형이 1순위였다. 온리 옵션이었는데 바로 승낙해주셔서 고민 없이 완성해나갔다"라고 대답했다.
"지드래곤 형이 녹음할 때 저도 있긴 했지만, 본인 파트는 메이킹과 가사, 디렉팅을 직접 하셔서 옆에서 뮤지션으로서 많이 배웠어요. 가사, 음악적인 요소는 물론, 본인 파트가 아니더라도 '이건 어때? 저건 어때?'라고 하시면서 피드백을 주셔서 더 재밌게 완성해나갈 수 있었어요."
◆ 테디가 생명의 은인이네.."뉴욕대 학비? 최근에 저작권으로 다 갚아"

빈스에게는 다소 반전 매력이 있다. '빈스'라는 아티스트를 떠올리면 '음악'이라는 한 분야에만 열중했을 것 같지만, 사실 빈스는 뉴욕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다. 물론 중·고등학생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있어 취미로 프로그램을 찾아 작곡을 연습하긴 했다. 그러다 빈스는 뉴욕대 뮤직 비즈니스과가 '미국 내 과 순위 1위'라는 소식을 듣고 3학년 때 전과를 했다. '음악으로 길을 잡고 졸업해서 음악 회사에 입사해 일을 해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졸업식 날, 빈스는 뉴욕대에서 나눠준 '학과별 연봉 순위' 팸플릿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빈스가 전공한 뮤직 비즈니스과가 거의 마지막에 있었기 때문. 당시 이를 본 빈스는 "학비도 못 갚겠다. 큰일났다"라고 생각, 부모님에게는 "전공을 살린 후 저작권법을 이용해 로스쿨을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로스쿨 시험을 본 빈스는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프로듀서 24를 만났다. 마음이 잘 맞았던 두 사람은 취미로 음악을 만들면서 사운드 클라우드에 작업물을 올렸고, 친구들의 반응이 좋자 인디 아티스트로서 개인적으로 음원 사이트에도 음악을 업로드했다.
운이 좋았다. 테디가 더블랙레이블을 창립하던 시기에 빈스와 24의 음원을 사이트에서 발견, 곧바로 두 사람에게 연락을 취했고 그 인연을 시작으로 세 사람은 현재 더블랙레이블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여기까지가 빈스의 음악 인생 초반부다. 다행히 뉴욕대 학비는 다 갚았다고 한다. 빈스는 "최근에 저작권으로 다 갚았다"라며 뿌듯해했다.
어마어마한 뉴욕대 학비를 다 갚을 수 있게 도와준, 가장 큰 저작권 효자곡은 무엇일까. 빈스는 "절대적인 금액으로는 어떤 곡이 가장 많이 벌었는지 잘 모르지만 제일 처음으로 '와~' 하고 큰 금액을 벌게 해준 건 리사의 '머니'다. 타이틀곡이 아니었는데 해외에서 바이럴도 많이 되고 글로벌에서 터지면서 내가 참여한 곡 중 처음으로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도 올랐다. 저작권이 처음 들어왔을 때 '드디어 음악으로 벌고 사는구나' 싶었다"라며 웃었다.
◆ 빈스가 바라본 더블랙레이블 아티스트

현재 빈스가 몸담고 있는 더블랙레이블에는 태양, 전소미, 블랙핑크 로제, 미야오, 리정, 올데이 프로젝트, 배우 박보검, 이종원이 소속돼있다. 그중 빈스는 미야오와 올데이 프로젝트를 주로 도맡아 음원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프로듀서로서 바라본 미야오는 어떤 걸 그룹일까. 빈스는 "뭘 줘도 멤버들의 보컬 능력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사실 프로듀서로서 아티스트가 실력이 있는 게 가장 재밌다. 그랬을 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미야오는 아직도 포텐셜을 다 못 보여준 것 같아서 '대중들이 미야오의 진가를 언제 알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라고 말했다.
빈스가 더블랙레이블 합류 후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아티스트는 태양이다. 그는 "알앤비라는 장르에 관심도 많고, 보컬적으로 지향하는 바도 비슷하고, 즐겨듣는 음악도 비슷해서 태양 형이랑 작업할 때 재밌는 느낌이 있다. 심지어 모든 가수가 다 다르지만, 태양 형이 노래 시작할 때 주는 짜릿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라며 태양의 보컬 실력을 극찬했다.
"K팝이 점점 커지면서 더이상 저희가 해외 음악을 선망하는 대상이 아닌, 이제는 같은 레벨에서 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국내를 넘어 해외 아티스트와도 작업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끝으로 빈스는 아티스트로서 궁극적인 목표를 묻자 "크레딧에 있든 아티스트로서 있든 '빈스'라는 이름이 딱 보이는 순간 '오~ 이 음악은 믿고 들을 수 있겠다'하는 신용을 줬으면 좋겠다. 최근에 느끼는 건 고맙게도 오래 꾸준히 음악 작업물을 낼 수 있는 커리어가 된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이 흐름을 이어나가서 프로듀서, 아티스트로서 이 흐름에 맞게 계속 작업물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빈스의 새 디지털 싱글 '차차차'는 지난달 18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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