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기 가족이 가장 큰 힘..혼자였다면 안 좋은 소식 나왔을지도"

"언론 인터뷰요? 거의 기억이 난다면 아마 S.E.S. 활동 때 아니었을까요. 하하."
19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요정. 소탈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의 세 아이 엄마. 그리고 이제는 만능 엔터테이너로의 도전까지. 기자가 직접 마주한 슈(44, 유수영)의 모습에서 그간의 여러 모습들이 스쳐지나갔다. 환한 미소로 건넨 인사와 이어진 진중한 인터뷰 태도, 잠깐의 언쟁(?), 그리고 사업을 향한 열정과 팬들에 대한 고마움까지. 사실상의 첫 솔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1981년생이자 재일교포 출신이기도 한 슈는 1997년 인기 걸그룹 S.E.S 멤버로 데뷔, 가수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슈는 S.E.S 해체 이후에는 이후 2010년 4월 전 농구선수 임효성과 결혼, 슬하에 1남 2녀를 얻고 방송 활동을 겸업하며 여러 방면에서 아이들과의 일상도 가감 없이 공개하는 등 소탈한 매력을 뽐낸 바 있다. 하지만 도박 이슈와 이혼 및 별거설 등이 이어지면서 연예계에서 잠시 활동을 멈추고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슈는 자연스럽게 연착륙에 성공, 봉사활동에 이어 직접 사업에도 뛰어드는 등 자신만의 활동 영역 확장에 나섰다. "거의 자는 시간 몇 시간 빼고는 거의 일들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여러 활동을 해나가면서 설레임을 요즘 느끼고 있다고 말한 슈는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모습으로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언론 인터뷰는 얼마 만인가.
▶거의 기억이 난다면 아마 S.E.S. 활동 때 아니었을까요. 하하. 음반이 나오면 언론사를 한 바퀴 돌았던 기억이 나거든요. 정말 그때 90도로 인사하면서 사진도 야외 가서 항상 촬영하고 그때는 의상도 현장 와서 갈아입고 그랬죠.
-이렇게 직접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결심하는 데도 여러 고민과 걱정이 있었을 것 같다.
▶일단 지금 여기 계신 회사 이사님께서 자리를 만들어주셨고요. 10년 전에 '라이어 라이어'라는 연극을 했을 때 배우 스태프들이랑 6개월 이상 붙어다녔었죠. 마치 학교 동아리 멤버들처럼 지내면서 전국투어도 같이 가고 그랬는데요. 이사님이 정말 열심히 하는 걸 알게 돼서 같이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도 공백 기간 동안 이쪽 길을 가는게 맞는지에 대해서 불안했었는데 많이 도와주셨고 "누나, 이렇게 갑시다"라고 말해줬죠. 연예계 복귀라고 하기엔 뭔가 과한 느낌인데요. 뭘 하겠다라기 보다 순리대로 저한테 주어진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제가 했던 것들에 대한 그런 흔적들을 남기고 싶더라고요. 앞으로도 그렇고 열정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뭔가를 해내고 싶었고요.
-남편과 함께 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남편과) 안 친합니다. 가까이 있는 거 서로 불편해서요. 하하.
-계속해서 인터뷰를 진행해보니 어떤 마음이 들고 있나.
▶저는 굉장히 편했어요. 팬심을 담아서 어릴 때 추억을 꺼내고 과거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그런 자리로 느껴져서 인터뷰라기보다 굉장히 되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제가 정말 이제 큰 용기를 내서 유튜브를 시작을 했고 일적으로도 그렇고 사업적으로도 그렇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가 옛날보다는 더 넓어졌어요. 이제 새 화장품도 곧 나올 거고 일본에서도 아직 확정은 안됐지만 영화 제의도 와 있고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적인 콘텐츠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고요. 제 뇌가 거의 자는 시간 몇 시간 빼고는 거의 일들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옛날이랑 확실히 다른 건 제가 되게 열정적인 사람이었고 어떠한 일에 대해서 정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성격인데 (어느 순간) 뭔가 심장이 뛰지 않은 것처럼 그냥 설레지 않은 세월을 많이 보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열정 있는 사람들과 하나하나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지금 또 설레는 마음이 막 생겨서 너무 앞으로의 시간이 되게 기대가 되고 그래요. 뭔가 열정을 갖고 일을 한다는 것이 내 자신에게도 너무 반가운 일인 것 같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무엇이었나.
▶사실 2년 전쯤에 마음의 준비가 안 됐을 때 유튜브 채널 관련 의뢰가 있었어요. 그때는 제가 자신이 없었고 별로 용기도 안 났고 그랬는데 지금 유튜브 PD님이랑 작가님이 워낙 저와 우리 식구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저도 스스로 가식적인 것 같지 않고 나름 솔직하게 살아왔거든요. 대중 앞에 서는 거 자체가 염려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우리 같이 갑시다"라고 했을 때 그들이라면 나도 열심히 할 수 있겠다, 내 편이겠다 라고 생각을 하고 시작을 했고요. 다만 저는 구독 수나 좋아요 수를 한 번도 안 봤어요. 댓글도 안 보고 있고 갓 편집된 것들만 항상 보거든요. 그런 숫자나 글들에 연연하지 않고 가기 위해서 이제 한 방법이었던 것 같고요. 저도 댓글이나 이런 거에 저도 많이 치였을 거 아니에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날까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댓글이 관심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하게 됐고 제일 무서운 게 무관심이지라면서 저를 달랬던 적도 되게 많았고요. 다만 댓글을 굳이 제가 읽어서 그것에 맞춰가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앞으로도 댓글을 안 보실 건가요.
▶네, 그럴 것 같아요. 물론 (댓글과 관련한) 얘기는 듣죠. 작가님들이 댓글을 보시니까요. "언니 응원의 댓글이 많아요" 하면 되게 좋고 "형부 이야기가 참 많아요", "형부가 나와야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해서 더더욱 내가 볼 이유는 없겠다고 생각했고요. 하하. 그래서 댓글을 굳이 볼 이유가 있을까, 내가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 또는 "내가 재밌다" 또는 "감동적일 거다" 라는 내 판단이 중요한 것 같고요,
- 자극적으로도 갈 법한 유튜브 방송 활동에 대해 후회를 해본 적은 없는지.
▶아뇨. 없어요.
-의도하지 않게 자신을 향한 오해가 쌓이는 걸 발견하다 보면 억울함에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억울함이) 앞으로 더 쌓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솔직히 근데 무관심이라는 게 더 무서운 것 같아요.
-힘든 시기를 보내며 가장 큰 힘이 됐던 사람은 누구였나.
▶일단 첫 번째 가족이었던 것 같고요. 버티기에 너무 무거운 짐이어서 되게 불안불안해 했을 때도 있었지만 결국은 내가 죽으란 법은 없구나. 그럼 열심히 살아보자 약간 그런 계기가 된 것도 가족이었고요.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엄마와 친언니 등이요. 만약 그때 제가 혼자 있었으면 아마 안 좋은 소식이 나왔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갑자기 소녀가 어른이 됐고 또 어쩌다 와이프가 되고 엄마가 되고 언젠가는 할머니가 되겠죠.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야 되겠다, 무의미한 하루를 보내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내가 1년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핸드폰 달력에 이모티콘으로 제 감정을 다 표현해요. 이걸 2022년부터 시작했는데 작년에는 이랬구나, 많이 힘들었네, 저번 달에 되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등등 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고 헛된 시간이 안 되려고 쓰게 됐죠. 저는 이제 어쨌건 실패도 해보고 성공도 해봤다면 또 나름 또 열심히 살아서 그만한 대가를 받았던 적도 있었잖아요. 그게 30대 안에 다 일어났던 것 같아요. 30대에 내가 이런 굴욕을 잘 이겨냈고 나의 시선과 세상에 대한 어떠한 목표, 이 가족의 아이들 이런 관계에 대해서 진짜 많이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지고 삶의 목적이 많이 달라졌어요.
-인터뷰②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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