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의 접근 형태가 또 한 번 진화했다. 오프라인 콘서트가 온라인 콘서트, 영화관 콘서트로 뻗어나가더니 이젠 영화관에서 VR 안경을 쓰고 아티스트와 더 가까이 만날 수 있게 됐다. 특정 가수의 팬이라면 VR 콘서트는 '덕질'을 하기엔 기술적으로 최고점에 달한 수준이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 TXT, 투바투)가 아이돌 중에선 최초로 두 번째로 VR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났다. 지난해 '하이퍼포커스 : 투모로우바이투게더 VR 콘서트'(HYPERFOCUS : TOMORROW X TOGETHER VR CONCERT)가 성료한 후 올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브이알 콘서트 : 하트 어택'(TOMORROW X TOGETHER VR CONCERT : HEART ATTACK)도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하이퍼포커스'는 지난해 7월 한국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개봉한 후 LA·부에나파크·휴스턴·시카고·뉴욕 등 미국 5개 도시에서 개봉, 도쿄·요코하마·나고야·오사카·후쿠오카 일본 5개 도시 개봉까지 진행하며 세계 11개 도시의 영화관을 둘러보는 '월드 VR 콘서트 투어'로 자리매김했다. '하트어택' 역시 메가박스 코엑스점과 대구 신세계점, 일본·태국·싱가포르 등 전 세계 주요 도시 상영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VR 콘서트 사상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번 VR 콘서트는 AMAZE(어메이즈)의 독자적인 AI 기반 영상 프로세싱 기술과 언리얼 엔진 기반 VFX를 결합해 제작됐다.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는 정교한 연출은 마치 멤버들과 같은 공간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함을 구현, 스크린을 넘어 무대로 들어가는 듯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하트어택'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캠퍼스 판타지를 배경으로 핑크빛 하늘과 레이싱 트랙, 오로라가 물드는 겨울 캠퍼스 등 다채로운 공간 속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청춘 에너지를 담아냈다. 설렘과 열정, 여운이 교차하는 시네마틱한 퍼포먼스는 전 세계 팬덤 모아(MOA)의 심장을 강렬하게 울리며 새로운 감각의 몰입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투바투 멤버들의 연기 몰입도 더 강렬해졌다. 멤버들은 화면을 전후좌우로 넘나들며 손에 닿을 듯 코앞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VR 공간 안에서 관객과 함께 손하트 만들기 등을 유도한다. 콘서트 돌입 초반 한 멤버를 선택하면, 해당 멤버가 특별히 관객을 에스코트하고 공연 중간 도우미 역할을 하며 한껏 친밀해진 느낌을 준다.
스타뉴스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브이알 콘서트 : 하트 어택' 김지애 PD에게 연출 과정 등을 직접 물어봤다.


-VR 콘서트 러닝타임 30분이 짧아 아쉽다는 반응도 많습니다. 아직은 기술적인 한계인지, 아니면 향후 제작 작품에선 1시간 이상 긴 러닝타임의 VR 작품을 선보일 의향이 있을까요?
▶러닝 타임이 짧다는 반응은 저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콘서트도 몇 시간씩 진행되지만 짧게 느껴질 때가 많잖아요. 더 많은 음악과 무대를 즐기고 싶은 마음은 저도 같습니다. 러닝 타임은 기술적 한계 때문이라기보다, 관객 경험을 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VR헤드셋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이 장시간 착용 시 눈의 피로와 헤드셋의 무게에서 오는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VR 콘서트가 긍정적인 경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러닝타임을 신중하게 설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헤드셋 기술이 더 발전하고 지금보다 사용성이 높아지면 러닝타임도 더 길고 풍부하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VR콘서트의 장편 포맷은 도전하고 싶은 영역입니다.
-투바투 멤버들에게는 어떤 디렉팅을 주면서 촬영했나요?
▶라이브와 퍼포먼스는 멤버분들이 워낙 프로페셔널하게 준비해주셨기 때문에 제가 별도로 디텍팅할 부분이 많지 않았습니다. VR 콘서트의 핵심은 가까운 거리감과 관객과의 인터랙션이기 때문에 카메라를 관객의 눈이라 생각하고 조금 더 천천히 시선을 건네거나 사소한 표정의 변화도 크게 느껴질 수 있도록 카메라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라이브 퍼포먼스를 하는 것과 연기를 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정말 가까운 시점에서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작은 눈빛 교환이나 미소 하나도 VR속에서는 굉장히 강하게 전달되거든요. 그 섬세한 디테일을 살려주시는 게 이번 촬영에서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멤버분들 모두 본인의 성격과 매력을 각자 방식으로 잘 표현해주셔서, 그 디테일이 화면 안에서 더 살아났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라는 테마에 맞게 풋풋한 설렘 그리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짙어진 강렬한 눈빛이나 따스함에 현장에서 모니터하는 스탭들 모두 하트어택 당했습니다.
-투바투 멤버들이 VR 콘서트 촬영에선 어떤 점에 특히 신경쓰면 촬영했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팬분들의 VR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멤버들이 모두 잘 알고 계셔서
굉장히 의욕적으로 촬영에 임해주셨습니다. VR화면에 잘 담길 수 있도록 실제 안무 동선보다 좁은 동선에서 퍼포먼스를 하며 표정, 시선, 각도까지 세밀하게 맞춰야 하기 때문에 멤버들이 계속 섬세하게 체크하며 진행한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리얼타임으로 모니터하며 "더 가까이 가자"라는 피드백을 서로 주고받을 정도로 적극적이었고, 연준님이 직접 '얼굴공격'이라고 표현할 만큼 심장에 무리가 가는 공격적인 순간들도 많이 담겼습니다.

-VR 콘서트의 대중화로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이 있나요?
▶제작자보다는 팬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면 사실 모두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직접 보러갈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공연장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음악방송 같은 TV나 유튜브를 통해 아티스트를 만나왔던 것처럼 VR콘서트가 하나의 새로운 접점이 되어서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팬이 만나는 방식이 더 다양해지고 물리적인 제약 없이, 더 자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투바투 VR 콘서트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을까요?
▶미쳐버린 심박수라고... 스마트 워치 경고 알람이나 심박수를 캡쳐해서 인증해 주신 후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팬분들이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 인증과 후기를 남겨주시는데요. 하나하나 다 열심히 보고있고 아쉬웠던 점들에 대한 내용도 참고해서 다음에는 더 좋은 경험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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