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 멤버 기현이 흔들림 없는 '본업 뚝심'을 증명했다. 주변의 숱한 참견과 쏟아지는 뮤지컬 러브콜 속에서도 오직 자신의 감각과 음악적 방향성을 믿고 밀고 나간 것. 정해진 정답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궤도를 개척해 낸 새 앨범 '보더라인'을 통해 30대를 맞이한 데뷔 12년 차 보컬리스트 기현의 단단한 내면을 들여다봤다.
기현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보더라인(BORDERLINE)'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더라인'은 정해진 길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직접 발견하고, 나아가는 기현의 여정을 담아낸 신보다.
타이틀곡 '쏘 굿(So Good)'은 현재 기현이 향하는 음악적 방향성을 가장 압축적으로 담은 곡이다. 주변에서 수없이 강요하는 정답들 사이에서 결국 자신의 감각과 선택을 믿고 나아갔을 때 비로소 얻게 되는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노래한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 있는 퀄리티와 메시지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기현이 이런 노래를 하는 사람이다'라는 걸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20대 청춘의 열정과 고민을 지나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기현이 세 번째 솔로 앨범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에 명확한 '마침표'이자 새로운 '도장'을 찍는다.
기현은 이번 타이틀곡에 대해 "이전에 발매했던 두 장의 솔로 앨범보다 보컬적인 난이도가 훨씬 높다"면서도 "이번 앨범에 수록된 7곡 모두 사운드가 세고 다이내믹하며 자기주장이 강하다. 그 치열함 사이에서도 '쏘 굿'은 내 보컬 색깔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고, 지금 내가 서 있는 위치를 가장 잘 대변하는 곡이라 나름대로 나에겐 도전이었지만 타이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쏘 굿'과의 첫 만남은 운명처럼 찾아왔다. 지난해 12월, 미국 '징글볼' 투어 당시 대기실에서 처음 이 곡을 접했던 순간을 기현은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투어 대기실에 있는데 매니저가 '이 곡 어때?'라며 들려준 노래가 바로 '쏘 굿'이었다. 곡을 듣는 순간부터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신경이 쓰이더라. 내가 추구하던 살짝 허스키하면서도 록 사운드에 최적화된 목소리를 가장 완벽하게 구현해 낼 수 있는 곡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수록곡 중 무려 4곡이 타이틀곡 후보여서 고민이 많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 곁에서 가장 강하게 여지를 남긴 '쏘 굿'을 최종 타이틀로 결정하게 됐다."
그렇다면 데뷔 10년 차, 그리고 서른을 넘긴 기현이 말하는 '지금 내가 서 있는 위치'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그는 자신의 솔로 필모그래피를 되짚으며 이번 앨범이 가지는 남다른 무게감을 설명했다.
"첫 번째 솔로 앨범 '보이저'가 솔로 보컬리스트로서의 신나는 출발을 알리며 마음껏 지르고 놀 수 있는 노래였다면, 두 번째 앨범 '유스'는 순수했던 감정과 청춘을 꺼내보며 나만의 음악적 색깔을 모아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30대를 보내며 마주한 지금의 세 번째 앨범은 그동안 모아 온 내 음악적 색깔에 도장을 딱 찍어주는 앨범이다."
이어 기현은 "내 삶도 성숙해지는 과정을 겪고 있는 만큼, 음악적으로도 그만큼 성숙해졌다"며 "이제는 '나만의 음악'을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현은 '쏘 굿'이 타이틀곡이 된 과정도 공개했다. 그는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며 정답을 강요하는 목소리가 없었냐는 질문에 "많았다. 너무 많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 곡 좋네. 이거 타이틀로 해'부터 시작해서 '이번에는 어떤 색깔로 가는 게 맞을 것 같다' 등 너무 많은 의견을 듣다 보니까 오히려 내가 너무 혼란스러워지더라"고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결국 기현의 몫이었다. 그는 "예전부터 항상 '내 마음에 들어와서 나가지 못하고 거슬리는 것들은 언젠가 내 걸로 오게 되는 느낌'이 있었다. 그게 곡에도 똑같이 반영이 될 줄 몰랐다"며 "이 곡이 타이틀이 됐다. 결국 내 취향대로 됐다"고 밝혔다. 평소 음악 외적인 일상에서도 '살까 말까', '할까 말까' 고민할 때 찝찝한 걸 싫어해 결국 선택을 하고야 마는 성향 역시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앨범 제작 과정에서 가장 고민했던 선택 또한 타이틀곡 선정이었다. 기현은 "타이틀 고르는 게 너무 힘들고 도전이었다"며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까 타이틀을 정해야 하는 기한이 밀리고 밀렸다. 생각을 너무 오래 하느라 데드라인이 하루 남은 시점에서 내가 '쏘 굿'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정해줘야 한다고 해서 그때가 가장 결정하기 힘들었던 순간이 아닐까 싶다. 타이틀을 내가 '쏘 굿'으로 골랐던 책임도 내가 져야 하니까"라며 선택에 따르는 무게감을 짚었다.
마지막까지 기현을 고민하게 만든 건 개성이 센 4곡의 타이틀 후보들이었다. 그는 타이틀을 고려할 때 계절감, 노래 길이, 지금 타이밍에 나와야 할 노래의 느낌 등 많은 것을 놓고 고민했다고 밝혔다.
기현은 "'쏘 굿'을 고른 제일 첫 번째 이유는 다른 곡들보다 좋아서였지만, 다른 곡들도 그만한 이유가 많이 있어서 '지금 타이밍에 어떤 노래를 내는 게 맞을까'를 제일 많이 고민했다"며 "다른 곡들보다 처음에 오히려 덜어내고 시작하는 '쏘 굿'이 신선하게 들렸다. 계절감은 조금 가을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팡팡 터지는 느낌에 있어서 들으시는 분들로 하여금 시원한 느낌을 가져갈 수 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것들을 다 맞출 수 있는 게 바로 '쏘 굿'이었다"고 덧붙이며 앨범 타이틀곡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기현은 쏟아지는 뮤지컬 및 연기 제의를 거절하고 음악에 집중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정극 연기 욕심을 묻는 질문에 "외우는 걸 못해서. 대사를 잘 못 외울 것 같아서"라며 "아직까지는 음악하는 거에 가장 행복함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이어 "얼마 전에 스타쉽 연기 파트에서 연락이 왔는데 뮤지컬 고려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팀이랑 음악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뮤지컬 제의는 종종 들어왔었는데 지금은 음악에 집중하고 싶어서 죄송하다고 거절했었다"고 이야기했다.
연기 활동은 고사했지만, 뮤직비디오 촬영에서는 연기 전공자의 몰입도를 보였다. 기현은 이번 뮤직비디오 비하인드에 대해 "감독님이 티어스틱을 준비해 줬는데 내가 연기과를 나와서 10초 만에 눈물이 나와서 감독님이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니냐고 할 정도였다. 눈물 신도 찍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기 대신 음악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는 기현의 목표는 '가사가 이야기처럼 들리는 가수'다.
그는 자신의 음악적 색깔에 대해 "가수를 처음 준비할 때부터 목표가 가사를 잘 전달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활동을 할 때는 파트도 내가 전체를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짧게 있지 않나. 물론 그 활동을 할 때마다 단체곡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가사 전달을 위해 노력하긴 했지만, 솔로 노래를 할 때는 가사가 이야기처럼 들리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기현은 "음악적인 장르로서는 브릿팝 같은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지고, 그 어느 뒤에 백그라운드 뮤직이 깔리더라도 목소리가 제일 잘 들리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보컬리스트로서의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보더라인'은 지난 7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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