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아티스트의 음악적 여정을 들여다보는 인터뷰.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을 따라 그들만의 '음악 지형도'를 그려봅니다.

-인터뷰②에 이어서.
허회경에게 새로운 곡을 만드는 일은 여전히 설레는 일이지만,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곡이나 이른바 '히트곡'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당장 새로운 곡이 나오지 않을 때 느끼는 막막함에 가깝다.
허회경은 "곡이 안 나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아예 없지는 않다. 그래도 앞 곡들을 신경 쓴다거나, 히트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많지 않나. 삶에 대한 이야기는 80대, 90대까지도 쓸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제가 더 익어갈 때 좋은 곡들이 많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조급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역시 결국 '좋은 곡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는 "곡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 큰 고민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해야 콘서트나 라이브를 할 때 다양하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부러 템포가 있는 곡도 시도해보는 편"이라고 했다.
음악적 시도 역시 계속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앨범 발매를 목표로 한 그는 소보다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번 EP는 달달하고 사랑이 가득한 곡들로 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내년쯤 되면 이런 곡들은 또 질릴 것 같기도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결국 허회경이 가장 오래 붙잡고 싶은 것은 삶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가치관이 들어간 이야기나 삶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해서도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쓸 때 만족감이 큰 것 같다"며 "고민과 생각이 많았던 한 해였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이라 그런지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허회경에게 잠시 걸음을 늦추는 시간이 됐다. 그를 2026년 자신만의 '안식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내 미래를 어떻게 꾸려나갈지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여러 생각들을 복합적으로 하게 됐다"며 "30대를 바라보며 복잡해진 것 같다. 하지만 익어갈 때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엄청 조급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그에게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음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인지 여러 고민이 생겼다. 그렇다면 지금 허회경은 자신의 음악 지형도에서 어디쯤 와 있을까. 그는 현재를 '잠시 쉬어가는 지점'에 가깝게 바라봤다.
허회경은 "이번 년도는 쉬고 있는 느낌이다. 올해를 안식년으로 지정해두고 있다. 조급하지 않고 안달복달하지 않으려고 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음악적으로는 지금보다 30대의 시간이 더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생각이 많아질수록 자신을 몰아붙이게 되는 순간도 있다. 그는 "아홉수여서 그런가 힘든 해인 것 같기도 하다. 생각도 많아지고, 대운이 바뀌려나 싶기도 하다. 그런 저를 인식하다 보니까 너무 조급해하고 불안해하는 것 같다. 스스로 너무 나약하다고 느끼기도 한다"며 "무기력해지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책도 읽고 도서관도 간다. 러닝도 하면서 건강한 취미를 가지려고 노력 중"이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허회경은 앞으로도, 늘 그랬듯이 그는 '무던하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전망이다. 그는 "너무 파이팅 넘치는 것도 금방 타버리니까, 무던하게 잘 해내고 싶다. 앞으로 힘든 것도 무조건 있을 거 같다. 잘 견뎌내려면 잘 단련을 해야될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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