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부터 쇼트트랙 파벌 문제를 꼬집어온 안현수(25,성남시청) 선수의 아버지 안기원(53)씨가 23일 발표된 쇼트트랙 공동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선수 처벌은 가혹하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쇼트트랙계가 변하기 바란다"는 입장이다.
이번 쇼트트랙 담합 사건은 안씨가 지난달 24일 안현수 선수의 팬카페 '쇼트트랙의 디 온리 히어로 안현수'에 '이정수(21,단국대) 사건의 진실을 알립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글을 통해 이정수 선수가 2010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 개인전 불출전은 부상 때문이 아닌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대한체육회(회장 박용성)가 "2009/2010 쇼트트랙 국가대표선발전에 담합이 있었고, 이정수와 김성일(단국대,20) 선수의 2010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 개인전 불출전에 강압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8일 발표하면서 빙상연맹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곽윤기(21,연세대) 선수를 담당하는 전재목(37) 코치가 이정수 선수 역시 담합에 관련됐다고 주장했고, 23일 쇼트트랙 공동조사위원회(위원장 오영중 변호사)는 이정수, 곽윤기(21,연세대) 선수의 1년이상 자격정지를 권고했다.
팬들은 자체 제작 성명서를 인터넷에 배포하고, 토론 사이트 아고라에서 선수 처벌을 반대하는 서명을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2006년 안현수 선수가 쇼트트랙 파벌 문제로 곤혹을 치렀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27일 안 선수 아버지 안기원씨의 심경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23일 발표된 쇼트트랙 공동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선수 자격 정지 권고는 과도한 처사다. 1년 자격 정지는 선수 생활 자체에 지장을 준다. 코치가 시켜서 한 것인데 선수가 무슨 죄냐. 반면 윗선의 처분은 없다. 말이 안 된다. 차라리 근신 처분 등을 통해서라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가혹하다.
-전재목 코치의 영구제명에도 논란이 많다.
▶빙상연맹에서만 제명되는 것이지 빙상장에서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지 않겠나. 외국에서 코치로 활동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윗선의 개입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조사위는 고위층 외압의 증거가 없다고 결과를 발표했지만, 코치가 단독으로 선수 엔트리를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쇼트트랙 선수의 부모라면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이정수 선수 아버지가 윗선의 개입을 밝혀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연 이유도 같은 뜻일 것이다.
-이번 조사위 결과로 쇼트트랙계가 변할 것 같나.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간 쇼트트랙계는 관행상 파벌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물러났던 코치도 윗선이 원하면 다시 복귀시키곤 했다. 여당이 있으면 야당이 있어야 하는데 쇼트트랙계는 여당만 있다. 이번 조사위 결과로 쇼트트랙 파벌이 없어지고, 투명해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은.
▶이번 사건이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 미래의 쇼트트랙 꿈나무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이정수, 곽윤기 선수의 징계 수위를 낮춰 선수 생활을 유지하게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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