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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의 보스턴 포기와 KIA행의 차이

선동열 감독의 보스턴 포기와 KIA행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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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21일 오후 광주구장에서 열린 선동렬 신인감독과 KIA 선수단의 상견례 자리에서 선동렬 감독이 덕아웃에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 사진제공= OSEN
↑ 21일 오후 광주구장에서 열린 선동렬 신인감독과 KIA 선수단의 상견례 자리에서 선동렬 감독이 덕아웃에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 사진제공= OSEN

시간이 많이 흘렀다. 선동열 감독의 전격 KIA행을 놀라움으로 바라보며 문득 오래 전 일이 떠올랐다.


만약 선동열 감독이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은퇴한 후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한국야구의 전설적인 투수인 그의 야구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선동열 감독은 일본 주니치 시절인 1999년 센트럴리그 우승 후 은퇴를 결심하고 팀과 우승 기념 여행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애너하임을 방문했을 때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거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가족과 자녀의 교육까지 보장하는 좋은 조건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한 때 은퇴 번복까지 고심하다가 결국 일본으로 돌아가 당초 공식화한 은퇴를 최종 확정했다. 그의 결단은 엄청난 무게가 있었다.


이후 선동열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 일본 지도자 연수, 삼성 투수코치(2004년) 등을 거쳐 2005년 삼성 감독이 됐다. 그리고 감독 첫해인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를 2연패해 지도자로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 21일 오후 광주구장에서 열린 선동렬 신인감독과 KIA 선수단의 상견례 자리에서 선동렬 감독이 이종범 선수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KIA 7대 사령탑인 선동렬 신인감독은 계약금 5억원, 연봉 3억8천만원에 3년간 계약을 맺었다. ⓒ사진제공= OSEN
↑ 21일 오후 광주구장에서 열린 선동렬 신인감독과 KIA 선수단의 상견례 자리에서 선동렬 감독이 이종범 선수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KIA 7대 사령탑인 선동렬 신인감독은 계약금 5억원, 연봉 3억8천만원에 3년간 계약을 맺었다. ⓒ사진제공= OSEN


5년 계약의 마지막 해였던 2009시즌 선동열 감독의 삼성은 부진했다. 그런데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올스타전을 앞둔 빠른 시점에서 선동열 감독과의 재계약을 공식화 했다. 그 해 선동열감독은 주전들의 줄부상 등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처음으로 실패하고 정규시즌 5위에 그쳤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시즌 중 현역 감독과의 재계약을 결정하고 발표함으로써 중장기 전략에 초점을 맞추는 메이저리그 식 구단 운영에 한 걸은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동열 감독은 시즌 중 5년 장기 재계약에 보답이라도 하듯 첫해인 2010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는데 김성근 감독의 SK에 승리없이 4연패로 무너졌다. 그래도 계약 기간이 4년 남았고 선동열감독 역시 2011년을 우승 도전의 해로 삼고 있어 경질될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시즌이 끝나고 한 참 지나 2011년 새해를 목전에 둔 12월30일 요즘 유행하고 있는 ‘자진 사퇴’의 형식으로 느닷없이 선동열감독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류중일 작전코치가 발탁됐다.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 냉혹한 승부의 세계라 해도 설마 ‘천하의’ 선동열 감독이 주인공이 될 것으로는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 21일 오후 광주 KIA 제1공장 강당에서 열린 선동렬 신임감독 취임식에서 선동렬 감독이 이삼웅 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KIA는 지난 18일 조범현 감독 사퇴와 함께 선동렬 전 삼성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선동렬 신임감독은 광주 출신으로 해태에서 11년간 6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바 있다. ⓒ 사진제공= OSEN
↑ 21일 오후 광주 KIA 제1공장 강당에서 열린 선동렬 신임감독 취임식에서 선동렬 감독이 이삼웅 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KIA는 지난 18일 조범현 감독 사퇴와 함께 선동렬 전 삼성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선동렬 신임감독은 광주 출신으로 해태에서 11년간 6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바 있다. ⓒ 사진제공= OSEN

그 후 10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은 친구 이순철 전 LG 감독을 수석코치로 동반하고 당당하게 고향팀 KIA 사령탑에 올라 현장으로 복귀했다. 선동열 감독의 후임 류중일 감독이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있고 롯데와 SK가 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를 한 뒤 하루 이동일이었던 18일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신중한 선동열감독은 의외로 오랜 고민 없이 빠르게, 어찌 보면 주저 없이, 기다렸다는 듯 KIA행 결단을 내렸다. 현역 선수 마지막 시절 메이저리그 보스턴 행을 포기했을 때 그가 상당 기간 갈등 했던 것을 잘 알기에 놀랍기 까지 했다.


선동열 감독처럼 선수는 물론 코치, 그리고 감독으로서도 모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경우는 세계 야구사를 뒤져도 그 유례를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그 배경에는 보스턴 행 포기와 KIA 행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선동열 감독 특유의 결단력과 승부사 기질이 있기 때문이다.


KIA는 단순하게 KIA가 아니다. 재계에서는 현대기아차 그룹이라고 불린다. 현대기아차 그룹을 대표하는 팀이 KIA이다. 삼성과 함께 한국의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현대기아차 그룹이다. 왜 KIA가 선동열 감독을 선택했을까 의문의 답은 바로 현대기아차 그룹의 자존심이 그 배경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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