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북한이 한 마음이 됐다. 적어도 유도 경기가 열린 인천 도원체육관은 그랬다.
한국과 북한 유도 선수들은 2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60kg, 66kg급과 여자 48kg, 52kg급에 출전해 그동안 흘린 땀의 결과물을 쏟아냈다. 한국에서는 김원진, 최광현(남자)과 정은정, 정보경이 대회 첫째 날 출전했고 북한서는 김충혁과 현송철, 김솔미, 이창곡이 나서 매트를 뜨겁게 달궜다.
비록 다른 국적으로 대회에 출전했지만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남과 북의 경계선은 없었다. 경기장 양 중앙 쪽에 자리 잡은 한국 관중들은 북한 선수들이 나올 때마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북한 선수들에게 힘을 실었다.
특히 북한의 유도 스타인 김충혁과 김설미가 경기장에 들어설 때에는 "이겨라! 김충혁" "이겨라 김설미"라는 응원과 함께 박수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백미는 정보경과 김설미의 여자 48kg급 8강전 맞대결이었다. 이번 대회 첫 유도 남북대결. 한국 관중들은 정보경을 일방적으로 응원하기 보다는 두 선수의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관중들은 이들의 세세한 움직임에도 환호성을 지르며 경기의 흥을 돋았고 경기 후에는 준결승에 진출한 정보경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아쉽게 탈락한 김설미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한민족의 의미를 다시금 새겼다.
결과적으로 이날 한국은 동메달 3개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는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얼어있던 남북관계를 조금이나마 녹여줄 한줄기의 따듯한 빛이 됐다. 이날 도원체육관은 적대감이 아닌 평화로움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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