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녀 수영이 홈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1978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인천 문학박태환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녀 수영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하고 대회를 마쳤다.
대회 전만하더라도 홈에서 열리는 대회였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예상했다. 박태환(25, 인천시청) 외에도 깜짝 메달을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에 눌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물론 귀중한 은메달(1개)과 동메달(5개)을 따내기는 했지만, '박태환'이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깜짝 금메달'도 나오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이 너무나 강했다. 박태환이 출전하지 않은 종목에서 따낸 메달은 여자 혼계영 400m(이다린, 양지원, 안세현, 고미소)와 남자 접영 50m 동메달(양정두) 뿐이었다. 결국 한국은 박태환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동력을 잃었고, 다른 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추진력도 얻지 못했다.
한국은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이 1970 방콕 대회와 1974 테헤란 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금메달 행진을 시작했다. 1978년 방콕 대회에서 노골드에 그치기는 했지만, 이후 조윤희(1982 뉴델리, 1986 서울)-지상준(1990 베이징, 1994 히로시마), 방승훈(1994 히로시마)-조희연(1998 방콕)-김민석(2002 부산)-박태환(2006 도하, 2010 광저우), 정다래(2010 광저우)까지 매 대회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해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이번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수영은 중국-일본과의 격차만 확인한 채 노골드에 그쳤다. 박태환만 바라보고 있었지만, 박태환이 부진하면서 후폭풍이 크게 불어 닥쳤다. 예견된 수모인 셈이다.

외신 기자들도 하나같이 아시아 수영에서 중국과 일본이 라이벌이라 하고 있다. 한국은 '수영 강자 박태환이 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수영이 강한 나라'는 아닌 셈이다. 그만큼 한국은 박태환'만' 돋보이는 나라였다.
기본적으로 '포스트 박태환'을 찾아야 한다. 다음 대회가 열리는 2018년이 되면 박태환이 만 29세가 된다. 수영선수로서는 환갑을 넘긴 나이다. 뒤를 이을 선수가 필요하다. 만약 그때도 박태환이 출전한다면, 이것은 한국 수영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더불어 꾸준히 좋은 선수를 배출해야 하는 큰 숙제도 남아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중국과 일본만 봐도 좋은 선수가 계속해서 나온다. 중국은 쑨양(23) 이전에 장린(27)이라는 특급 스타가 있었다. 게다가 닝저타오(21)라는 새로운 얼굴도 나왔다. 쑨양보다도 2살 어린 선수다.
일본 역시 하기노 고스케(20) 이전에 기타지마 고스케(33)라는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있었다. 선수별로 주종목은 다를지 몰라도 중국과 일본의 '수영 강국'이라는 이미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이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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