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레, '승부조작 혐의' 질문에 "할 말 없다!" 발끈

하비에르 아기레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혹독한 아시안컵 첫 기자회견을 치렀다.

일본 스포츠전문매체인 산케이스포츠의 12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아기레 감독은 11일 호주 뉴캐슬에 위치한 뉴캐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팔레스타인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몇몇 외신기자들로부터 승부조작 혐의에 대한 집요한 질문공세를 받았다.

초반에는 팔레스타인전과 관련된 질문들이 나왔다. 이후 경기 관련 인터뷰가 끝날 때 쯤 영국의 SNTV 소속 기자가 아기레 감독에게 "승부조작 혐의가 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아기레 감독은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승부조작 혐의와 관련해) 이미 3주 전에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기레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하세베 마코토는 "아기레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가 일본의 경기력에 끼치는 영향은 없다. 단언할 수 있다. 우리는 서로를 신뢰하고 있다"며 다소 불편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어 영국 공영방송인 BBC의 한 기자는 "일본 감독직을 그만둘 생각은 없었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매체에 따르면 아기레 감독의 얼굴은 다소 상기됐고 분노에 찬 표정을 지었다. 이어 아기레 감독은 "나는 월드컵에 4번, 북중미 챔피언십에 4번, 코파아메리카에 3번 출전했다. 그동안 축구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첫 아시안컵도 그렇게 하고 싶다"며 더 이상 승부조작 혐의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기자회견 후 BBC의 기자는 "아기레 감독의 대답은 충분하지 않았다. 더 상세하게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NTV 기자는 "유럽 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아기레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는)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그가 법원에 출두하면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에도 승부조작 혐의에 대한 질문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아기레 감독은 현재 스페인 검찰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0/1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종전에서 당시 사라고사 지휘봉을 잡고 있던 아기레 감독이 상대 레반테 선수들에게 돈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이 경기에서 레반테는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결과적으로 사라고사는 2-1로 이기며 1부리그에 잔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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