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신'이 숨겨놓은 한화의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 그가 국내 무대 데뷔전에서 5타수 4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개막전 4안타는 프로야구 역대 최다 안타 타이 기록(통산 16호)이다.
한화 이글스는 28일 오후 2시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5 KBO리그' 개막전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4-5로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이날 한화는 모건이라는 값진 대어를 발견했다.
이날 경기 전 김성근 감독은 라인업 공식 발표 직전까지도 엔트리를 알려주지 않았다. 경기 전 취재진 사이에서 모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 감독은 "모건이 인사를 아주 잘한다. 90도로 인사를 한다. 예전에는 인사를 저렇게 잘하지 않았다"면서 껄껄 웃어 보였다. 김 감독과 모건 사이의 어떤 긴장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모건은 6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발군의 활약이었다. 특히 배트 스피드가 상당히 빨랐다. 2회 1사 1루 상황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모건은 이후 3안타를 연속으로 때려냈다.
팀이 2-1로 앞선 4회초. 모건은 선두타자로 나와 밴헤켄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때려냈다. 모건은 2루에 간 뒤 특유의 'T-플러쉬' 세리머니를 펼치며 한화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모건은 후속 정범모의 희생번트 때 3루까지 간 뒤 강경학의 중견수 앞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두 번째 타석에서 국내 무대 첫 안타와 득점에 성공한 모건이었다.
이후에도 모건의 대활약은 계속됐다.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친 것이다. 넥센 김민성과 김하성의 공을 잡기 위해 충돌하는 사이, 빠른 발을 이용해 2루까지 갔다. 이어 정범모의 희생 번트 때 3루까지 간 뒤 2사 후 강경학의 좌중간 적시타 때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또 9회 2사 2,3루 기회에서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연장 12회초. 모건은 유격수 오른쪽 내야안타를 치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 모건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안타 4개, 출루 5차례가 아니었다. 모건은 경기 내내 최선을 다한 전력 주루 플레이로 팀의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또 2루에 갈 때는 물론, 1루에서도 특유의 'T-플러쉬' 세리머니를 펼치며 한화 팬들을 즐겁게 했다.
모건은 지난 일본 스프링 캠프 동안 김성근 감독의 총애를 받지 못했다. 잠시 1군 캠프에 합류하는가 싶더니, 얼마 후 곧바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당시, 김 감독이 설명한 1군 제외 이유는 "훈련할 몸 상태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였다. 이에 둘 사이에 불화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모든 것은 김 감독의 모건을 향한 배려였다. 모건이 김 감독 훈련 적응에 어려움을 겪자 따로 배려를 한 것이었다.
결국 김 감독은 개막전에서 모건을 전격 선발 기용했다. 그리고 모건은 4안타로 보답하며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둘이 보여줄 호흡에 대해 한화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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