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29, 미네소타 트윈스)는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이어 두 번째로 KBO 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야수가 됐다. 독보적인 파워를 앞세워 KBO 리그를 지배했던 박병호다.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현지 성적 예측 프로그램 ZiPS에서 박병호의 2016년 예상 성적을 짚었다. 비교적 후한 평가가 나왔다. 타율 0.266, 27홈런에 출루율 0.333, 장타율 0.463이다. 여기에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인 WAR도 2.3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ZiPS 예측 프로그램은 메이저리그 성적 및 통계 예측에서 널리 쓰이는 프로그램이다. 메이저리그 통계 부문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댄 짐보르스키가 만들었다.
짐보르스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박병호의 4년간 예상 성적을 계산한 내용을 올렸다. 일단 첫 해인 2016년은 타율 0.266, 27홈런 84타점, OPS 0.796이 나왔다. 볼넷과 삼진은 각각 48개와 174개를 예측했다.
2015년 시즌 박병호는 타율 0.343, 53홈런 146타점, OPS 1.150을 기록했다. 리그 수준 차이를 감안했을 때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게다가 KBO 리그는 타고투저이며, 메이저리그는 투고타저다. 완전히 다른 리그인 셈이다.
하지만 박병호의 예상 성적은 충분히 좋은 수준이다. ZiPS 예상치를 2015년 미네소타 타선에 대입하면 팀 내 타율 1위, OPS 1위(규정타석 기준), 홈런 2위, 타점 2위가 된다. 박병호가 예상치대로 활약해준다면, 팀의 간판급 타자들인 브라이언 도저(2015년 28홈런 77타점), 트레버 플루프(2015년 22홈런 86타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셈이다.
특히 27홈런은 범위를 넓히면 메이저리그 공동 25위, 아메리칸리그 공동 15위가 된다. 더불어 타점과 OPS도 아메리칸리그 기준으로 모두 탑30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더불어 WAR도 2.3으로 예측됐다. 박병호 혼자 팀에 2승 이상을 더 안겨줄 수 있다는 의미다. 2015년 미네소타에서 WAR 2.3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딱 3명뿐이다(도저 3.4, 플루프 2.5, 에디 로사리오 2.3).
NBC스포츠의 애런 글리먼은 짐보르스키의 박병호 성적 예상치에 대해 "만약 박병호가 ZiPS 예측대로 해준다면, 미네소타가 4년간 투자하는 금액을 1년 만에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4년치를 1년에 다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와 4년 1200만 달러 보장(5년차 바이아웃 금액 50만 달러 포함)에 5년차 옵션 650만 달러가 붙은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 5년 1800만 달러다. 포스팅 비용 1285만 달러까지 포함하면 3085만 달러의 몸값을 기록한 셈이다.
4년간 연봉 275만 달러-275만 달러-300만 달러-300만 달러를 받는다. 5년차에 구단이 옵션을 행사해야 650만 달러로 뛴다. 냉정히 말해 '박봉'에 가깝다. 현지에서도 예상보다 낮은 금액에 계약했다는 언급이 나왔다.
게다가 ZiPS 예상에서 박병호는 2019년까지 4년간 101홈런을 때릴 것으로 나왔다. 합계 WAR도 8.4다. WAR 1당 대략 600만 달러 정도의 몸값이 책정된다고 봤을 때, 박병호는 4년간 5000만 달러가 넘는 활약을 펼치는 셈이 된다. 예상대로라면 '저비용 고효율' 선수의 표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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