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체 "볼티모어, 김현수 대체 시나리오 준비중"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타격기계' 김현수(28)는 큰 뜻을 품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중이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참담한 수준이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던 볼티모어도 대안을 찾는 모양새다. 김현수의 위기다.

미국 볼티모어 지역매체 볼티모어 선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는 부진한 김현수에 대해 주전 좌익수감인지에 대한 판단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분명히 대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김현수는 16일 미국 플로리다 주 더니든에 위치한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토론토와의 시범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2타수 무안타 1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

이날 김현수는 사사구를 얻어낸 두 타석 외엔 아쉽게도 모두 3구 삼진을 당했고, 시범경기 타율은 0.103에서 0.097로 하락했다. 앞서 세 경기 연속안타를 때려내기는 했지만, 이날 또 한 번 무안타에 그치며 부진 탈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셈이 됐다.

볼티모어 선은 "볼티모어는 팀의 출루율 향상을 위해 2년간 김현수에 700만 달러를 지급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현수의 모습을 보면,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경쟁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어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왔고, 긍정적으로 봐왔다. 하지만 이제 이것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봐야 한다. 볼티모어는 이제 시범경기의 절반을 치렀다"라고 덧붙였다.

쇼월터 감독은 "여러 사람들이 지금의 김현수는 과거의 김현수가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에서 뛰던 김현수와 같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빠른 공의 구속 때문인지, 더 나은 투수를 상대해서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볼티모어 선은 볼티모어의 유망주가 선전하고 있는 것이 김현수의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봤다. 이전까지는 아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크리스티안 워커(25)와 알프레도 마르테(27)다.

워커는 원래 1루수다. 하지만 이날 토론토와의 경기에 좌익수로 나섰고, 3타수 1안타에 수비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마르테는 이날 교체로 출전해 홈런을 터뜨리며 1타수 1안타 2타점을 만들어냈다. 워커는 이번 시범경기 타율 0.269에 OPS 0.959를 기록중이며, 마르테는 타율 0.368에 OPS 0.979를 찍고 있다.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를 보고 실패라고 할 때는 아니다. 누구도 그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아직 시간은 있다. 하지만 앞선 3주간 김현수가 보여준 것들과 마이너 유망주들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대조적이다. 유망주들이 보여준 수치는 드라마틱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마르테는 40인 로스터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김현수의 상황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워커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볼티모어는 지난해 '올해의 마이너리거상'을 수상한 트레이 만시니(24)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현수에 대해서는 "김현수는 최근 4경기에서 3안타를 치며 기나긴 무안타 행진을 탈출했다. 16일에는 두 차례 출루하며 출루율을 0.171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아직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수준의 배트 스피드나 타석에서의 생산성을 더 보여줘야 한다. 외야 수비 역시 물음표가 남아있다"라고 짚었다.

더불어 "만약 김현수가 남은 2주 동안에도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볼티모어는 이미 한국인 투수 윤석민과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라고도 전했다.

끝으로 볼티모어 선은 "볼티모어 구단이 김현수를 내보내고 700만 달러를 날릴 생각은 없다. 김현수의 허락 없이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도 없다. 그의 기회를 뺏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볼티모어 구단으로서는 개막전에 맞춰 누군가를 준비시켜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