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실히 우리가 예전에 알던 '마린보이'가 아니었다. 초반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남자 400m 자유형 결선 진출에 실패한 박태환(27) 이야기다. 문제는 다음이다. 나머지 종목도 만만치 않아졌다.
박태환은 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아쿠아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수영 남자 400m 자유형 예선 6조 경기에서 3분45초63을 기록하며 전체 10위에 그쳤다. 이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도핑 파동으로 징계를 받았던 박태환은 CAS 제소 등의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대표팀에 합류했고, 리우 올림픽에 나섰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꼬였다. 주종목이라 할 수 있는 400m에서 결선조차 오르지 못했다.
사실 시작은 좋았다. 출발 속도 0.64초를 기록하며 8명 가운데 가장 빨랐다. 여기에 첫 50m도 26초13으로 가장 빨랐다. 쑨양(중국)-코너 재거(미국) 등 강자들과 함께했지만, 초반만큼은 강력했던 셈이다.
문제는 이후였다. 100m 지점부터 서서히 처지기 시작했다. 선두권과 같이 달려야 했지만, 이것이 되지 않았다. 결국 100m와 150m까지 순위가 떨어졌고,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전성기 때에는 마지막 50m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를 펼쳤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끝내 간격을 줄이지 못했고, 4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그리고 최종 순위 10위로 400m를 마쳤다. 충격의 탈락이다.
이제 박태환은 자유형 100m와 200m, 1500m에 출전한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큰 기대감을 갖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단 이 종목들은 주종목이 아니다. 이미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이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물론 아시안게임 메달은 모두 박탈됐다).
징계로 인한 경기 감각 부재, 만 27세로 수영선수로서는 전성기를 지난 나이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당장 400m에서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올림픽 무대를 밟은 박태환이지만, 시작부터 험난하다. 박태환의 나머지 종목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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