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가 시즌 말미 강력한 전력을 품에 안았다. 바로 '예비역' 안치홍(26)이다. 전역 후 곧바로 복귀한 안치홍은 단 두 경기뿐이지만,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증명하고 있다.
3일 경찰청 복무를 마친 안치홍은 4일 곧바로 1군에 등록됐다. 동시에 경기에 출전했다. 4일 광주 롯데전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안치홍은 2타수 무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다. 수비에서도 호수비를 펼쳤다.
다음 경기인 6일 인천 SK전에서도 안치홍은 1번 타자 겸 2루수로 나섰다. 경기 전 김기태 감독은 "안치홍은 오늘도 1번 타자로 출전한다"라고 밝혔을 정도로 안치홍에 대한 김기태 감독의 신뢰가 있었다.
그리고 안치홍은 1회초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복귀 첫 안타였고, 지난 2014년 10월 16일 대구 삼성전 이후 691일 만에 만든 안타였다. 이후 안치홍은 6회초 다시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한 것이다. 이날 KIA에서 멀티히트를 친 타자는 안치홍이 유일했다. 팀 전체 6안타의 33.3%를 혼자 만들어낸 셈이다. 안치홍을 빼면 10명의 타자가 단 4안타를 치는데 그쳤다.
수비에서도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두 차례 병살타도 합작했고, 어려운 타구도 부드럽게 막아냈다. 중계를 하던 해설진에서 "안치홍이 정말 수비를 잘 한다"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사실 군입대 전 안치홍의 모습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안치홍은 2009년 KIA에 2차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안치홍은 데뷔 첫 해 123경기에서 타율 0.235, 14홈런 38타점, OPS 0.701을 기록하며 팀에 힘을 보탰다.
한국시리즈에서는 7차전 0-3에서 1-3을 만드는 추격의 적시타를 터뜨린 후, 3-5에서 4-5를 만드는 추격의 솔로포도 더했다. 한국시리즈 최연소 홈런이었다(당시 만 19세). 이를 바탕으로 KIA는 감격의 'V 10'을 완성했다.

이후 안치홍은 붙박이 2루수로 활약하며 KIA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 됐다. 2014년에는 126경기, 타율 0.339, 18홈런 88타점, OPS 0.934라는 무서운 기록을 남기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시즌 후 경찰청에 입대했다.
1군에서 날아다니던 안치홍에게 퓨처스리그는 좁았다.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는 59경기에서 타율 0.428, 7홈런 57타점, OPS 1.221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안치홍은 지난 3일 전역했다. KIA로서는 이런 안치홍을 등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복귀 후 딱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2년의 공백을 무색케 하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6일 "안치홍이 잘 해줬다. 두 번 못 쳤다고 아쉬워하더라. 그래도 두 번 살아나가지 않았나. 그것으로 된 것이다. 수비에서도 좋았다"라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히려 전역 후 안치홍을 바로 등록시키면서 휴가를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는 김기태 감독의 생각이다. 팀과 감독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셈이다.
현재 KIA는 SK-LG와 순위 싸움을 펼치고는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만 놓고 보면 가능성이 꽤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치홍이라는 퍼즐이 더해졌다. 단 두 경기 만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게다가 안치홍은 무려 '한국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자원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KIA에게 안치홍은 포스트시즌 진출 후 더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안치홍의 또 다른 가치다.
과연 안치홍이 시즌 막판 어떤 모습을 보일까? 안치홍이 예전 하던 대로만 한다면, 분명 큰 힘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나아가 당분간 KIA의 2루 고민은 없다고 해도 무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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