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두산 선발 투수는 최고의 외국인 에이스 니퍼트였다. 니퍼트를 내고도 질 순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타격은 1패 이상일 터. 하지만 결국 0-0 상태서 연장에 돌입했고, 11회 1사 만루 기회서 오재일이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작렬, 영웅으로 등극했다.
두산 베어스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1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1-0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75%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비율은 75%. 역대 32차례 한국시리즈 중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24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날 니퍼트와 마찬가지로 NC 선발 스튜어트 역시 니퍼트와 마찬가지로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두산 타자들은 충분히 쓰러트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심지어 코치의 판단 미스로 인한 본헤드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다.
1회부터 연장 11회까지 단, 10회만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가 나갔다. 1회부터 두산은 선두타자 박건우가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출루했다. 그러나 오재원이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며 주자가 모두 삭제됐다. 2회에도 선두타자 김재환이 우중간 안타로 출루했으나 후속 타자 셋이 모두 침묵했다.
3회가 매우 아쉬웠다. 경기 초반 점수를 뽑으며 기선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김재호의 투수 앞 번트 때 2루까지 갔다. 이와 동시에 NC 2루수 박민우가 1루로 들어오다가 김병주 1루심과 충돌, 타자주자 김재호까지 살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강동우 1루 주루 코치가 갑자기 팔을 돌렸다. 2루루자 허경민에게 3루로 가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를 본 허경민은 즉시 3루까지 내달렸으나, 공을 쥐고 있던 투수 스튜어트가 3루수 박석민에게 넘기며 허경민을 터치 아웃. 무사 1,2루가 돼야 할 상황이 1사 1루로 바뀌고 말았다. 강 코치의 착각이 부른 본헤드 플레이였다.
두산은 4회 2사 2루에서 에반스가 좌익수 뜬공, 5회 2사 1,3루에서는 오재일이 2루 땅볼에 각각 그쳤다. 6회에도 2사 후 민병헌이 볼넷, 에반스가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로 1,2루 기회를 잡았으나 허경민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계속되는 0의 행진.
7회에는 역시 선두타자 김재호가 볼넷으로 나간 뒤 박건우의 희생번트 때 2루까지 갔다. 하지만 오재원과 오재일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두산은 8회 절호의 만루 기회를 놓쳤다. 2사 후 민병헌의 안타, 에반스의 볼넷, 허경민의 내야 안타로 2사 만루 기회를 만든 것. 하지만 김재호가 2루 땅볼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9회말. 1사 후 오재원이 볼넷으로 나갔으나 후속 두 타자가 또 범타에 그쳤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두산은 연장 10회 이날 처음으로 삼자 범타가 나왔다. 계속되는 불발탄 속에 결국 연장 11회 기어코 한 방이 터졌다. 선두타자 허경민과 김재호의 연속 안타 이후 오재원의 고의 4구를 묶어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오재일이 임창민을 상대로 우익수 쪽으로 뻗어나가는 레이저 같은 끝내기 희생타를 치며 두산의 1루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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