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부터 프로야구 자유계약(FA) 규정이 변경됐다. 이른바 'FA 미아'도 사라질 전망이다.
KBO는 지난 1월 12일 열린 2016년 첫 번째 이사회에서 FA 선수 계약 시 원 소속구단의 우선협상 기간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KBO가 FA 승인선수를 공시하면 모든 구단이 동시에 계약교섭을 할 수 있게 됐다. 선수의 선택권이 넓어져 이전처럼 정보부족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은 극히 낮아진 셈이다. 올 겨울 스토브리그는 11일 시작됐다.
2015년까지는 KBO의 공시 이후 7일 동안 원 소속구단과만 협상할 수 있었다. 이 기간이 끝나야 타 구단과 접촉이 가능했다.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이 끝나면 7일 동안은 타 팀과만 교섭해야 한다. 여기까지 결론이 나지 않아야 모든 구단과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지만 의미 없는 기간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런 기간 구분이 사라졌다.
러브콜이 쇄도하는 특급 선수에게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거액을 받기에는 애매한 수준의 선수들은 환영할만한 변화다. 원 소속구단의 제시액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의 가치가 궁금해진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일주일이 흘러 원 소속구단과는 등을 돌렸다. 그런데 막상 시장에 나와보니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는다. 그렇게 다시 일주일이 흐르면 갈 곳이 없어지는 것이다. 결국 미아가 되기 직전, 원 소속구단이 처음에 제시했던 금액에서도 깎인 액수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도장을 찍는다.
2014년에는 SK 나주환, 이재영이 아쉬움을 삼켰다. 둘은 해를 넘겨 2015년 1월 1일에야 SK로 돌아와 계약을 마쳤다. 당시 나주환은 2년 최대 5억 5000만원, 이재영도 2년 최대 4억 5000만원을 받아들였다. 보통 4년 수십억 단위로 이루어지는 FA 계약과 비교하면 초라한 액수인 데다가 구단이 처음 제시했던 금액에서 대폭 삭감된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두산 고영민이 다른 구단을 찾아 나섰다가 돌아와 1+1년 5억에 수긍했다.
원 소속팀, 타 구단과의 협상 기간이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다른 팀으로 가봤자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 나갔다 돌아올 필요가 없다. 괜히 구단으로부터 괘씸죄 낙인이 찍혀 후려치기만 당한다. 애초에 모든 정보가 열려있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기회가 있었다면 마음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구단과 선수 모두 일주일이라는 촉박한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소속팀 FA가 여러 명인 경우 아무래도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 한정된 시간 내에 같은 공을 들이기는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2014년 SK는 나주환, 이재영 외에 최대어로 꼽히는 간판스타 최정도 잡아야 했다. 당시 SK는 최정, 김강민, 조동화를 우선 협상 기간에 눌러 앉혔지만 나주환, 이재영과는 충분히 교감하지 못했다.
올해에는 총 18명이 FA 자격을 얻었다. 내년 1월 15일까지 제한 없는 장기전이다. 100억대 돈 잔치는 일부 선수들의 이야기겠지만 적어도 눈치만 보다 손해를 볼 일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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