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설 잘 하더라"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한화-넥센전을 앞두고 김성근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던 중이었다. 원정 감독실 소파에 앉아 있는 김성근 감독의 앞으로 누군가 스윽 나타났다. 올 시즌부터 스카이스포츠의 야구 해설위원을 맡고 있는 이병규였다.
원정 감독실로 들어온 이병규는 인기척을 내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취재진 뒤편에 섰다. 김성근 감독은 처음엔 이병규 위원이 온 지도 모르고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얼마 후 김 감독이 이 위원을 슬쩍 보더니 슬며시 웃었다.
취재진 사이에서는 '이병규 위원이 조금만 몸을 풀면 경기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인터뷰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이 위원은 취재진의 질문과 김 감독의 답변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중계 준비 시간이 가까워지자 김 감독과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한 이후 자리를 떴다.
이 위원이 원정 감독실 밖으로 나가자 김 감독이 한 마디를 꺼냈다. "이병규, 해설 잘 하더라".
그러면서 김 감독은 "중계방송을 가만히 보고 있는데 처음엔 누군지 몰랐다. 가만히 들어보니까 해설을 참 잘하더라. 그래서 누가 해설을 하나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이병규였다"면서 "말을 리듬감 있게 한다. 또 미리 생각해서 말을 하지 않고, 흘러가듯이 이야기를 하더라. 자신의 생각을 잘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김성근 감독은 이병규가 LG에서 활약하던 시절 감독과 선수로 2001년부터 2년 간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 감독이 이병규를 혹독하게 가르치며 애정을 쏟은 사연은 잘 알려져 있다. 이병규가 일본 주니치로 진출한 뒤에도 김 감독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2007년 11월에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7' 결승전에서 SK감독과 주니치 선수로 조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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