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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없다' 한화 vs '루키+베테랑' 넥센, 극명한 대조

'선수가 없다' 한화 vs '루키+베테랑' 넥센, 극명한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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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김우종 기자
한화와 넥센(아래) 선수단. /사진=뉴스1
한화와 넥센(아래) 선수단. /사진=뉴스1


KBO리그서 2번째로 나온 대타 끝내기 만루 홈런. 그 주인공은 넥센의 베테랑 이택근이었다. 반면 상대 팀 한화에게는 사실상 1패 이상의 충격파가 가해졌다.


넥센 히어로즈는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9회 무사 만루에서 터진 대타 이택근의 끝내기 만루포를 앞세워 8-6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20승1무19패를 기록하며 리그 4위를 유지했다. 3위 LG와의 승차는 2.5경기 차로 좁혀졌다. 반면 한화는 18승 22패로 리그 8위에 자리했다. 만약 한화가 넥센을 꺾었더라면 넥센과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힐 수 있었다. 하지만 역전패를 당하며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 '넥센 포비아' 한화, 23승 47패… 성적은 연봉과 반비례?


넥센만 만나면 맥을 못 추는 한화다. 벌써 5년째다. 넥센은 한화를 상대로 2013년 10승 6패, 2014년 11승 5패, 2015년 10승 6패, 2016년 11승 5패로 우위를 점했다. 이어 올 시즌에는 5승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5년 간 상대 전적은 47승 23패. 이쯤 되면 '영웅 포비아'다.


KBO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평균 연봉 1위 팀에 올랐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한화 선수들 평균 연봉은 1억8430만원이다. 반면 지난해 연봉 최하위 팀이었던 넥센은 올 시즌엔 kt에 이어 9위에 자리했다. 넥센의 평균 연봉은 9613만원이다. 그래도 지난 시즌보다 18.4%가 증가했다. 우선 연봉 규모에서 두 팀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외국인 선수에 투자한 비용에서도 두 팀의 차이는 크다. 한화는 오간도에 180만 달러, 로사리오와 비야누에바에 각각 150만 달러를 투자했다. 총액 480만 달러. 원화로 약 54억3천만원이다. 넥센은 밴헤켄에 90만 달러, 대니돈에 65만 달러, 브리검에 45만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오설리반(110만달러)까지 합해도 310만 달러로, 한화에 못 미친다.


한화 선수단.
한화 선수단.


◆ 김성근 감독 "이렇게 뒤에 투수가 없었던 적은 처음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예년부터 넥센의 육성 및 스카우트 시스템에 대해 늘 부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 넥센의 고졸 루키 이정후에 대해서는 "내가 지금까지 본 고교 졸업 선수들 중 최고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 넥센이 잘 키워줘야 할 선수"라면서 부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18일 경기를 앞두고는 브리검을 보고 "어디서 저런 가격에 저런 외국인 선수를 데리고 왔는가. 영상을 봤는데 잘 던지더라. 아마 고전하지 않나 싶다. 쉽지 않을 것이다. 좋은 투수"라고 칭찬했다. 결국 이날 한화는 브리검의 호투에 꽁꽁 눌린 채 5회까지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은 또 지난해와 다르게 선발을 길게 끌고 가는 이유에 대해 "뒤에 투수가 없다. 이렇게 불펜 투수들이 없었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올해는 선발을 길게 끌고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17일 경기서 배영수를 7회까지 끌고 가면서 117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김 감독은 "김재영을 넣을까 고민했지만, 배영수가 해결할 거라 믿고 갈 데까지 가보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최근 오간도-비야누에바-배영수-이태양-윤규진을 비롯해 김재영까지 선발진에 가세했다. 대신 불펜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으로 취약해졌다. 권혁이 목에 담 증세를 호소, 개점휴업 상태이며 심수창(ERA 3.38)과 안영명(ERA 5.31)도 100% 컨디션이 아니다. 정우람도 결국 18일 만루포를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그나마 송창식과 김범수가 제몫을 해주고 있다. 나머지 송은범과 장민재, 박정진, 송신영 등은 1군 엔트리에서 아예 빠져 있는 상황이다. 영건 역시 잘 보이지 않는다.


넥센 선수단. /사진=뉴스1
넥센 선수단. /사진=뉴스1


◆ '화수분' 넥센, '여름 승부'를 위한 비축기… "기용 방식 또 달라진다"


반면 넥센은 말 그대로 '화수분 야구'를 실현시키고 있다. 넥센은 한 시즌을 길게 내다보고 있다. 수시로 1군과 2군 간의 소통이 이뤄지면서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넥센의 한 관계자는 선수들이 1,2군을 자주 오가는 것에 대해 "우리는 길게 보면서 시즌을 운용하고 있다. 승부처는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은 로테이션을 활용하면서 경험 쌓기와 체력 안배에 치중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7월에는 당연히 선수단 운용이 달라질 것이다. 시즌 후반으로 갈 수록 가장 강력하게 고정된 라인업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넥센 장정석 감독 역시 다양한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면서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김민성이 유격수로 기용되는가 하면, 베테랑 이택근이 수시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다. 서건창과 김하성도 지명타자로 나서거나 혹은 벤치서 경기를 시작한다. 대신 그들의 자리는 허정협, 김재현, 송성문, 김웅빈, 김규민, 김민준, 강지광 등의 새 얼굴들이 돌아가면서 출전하고 있다.


장 감독은 "선발진이 안정화되면서 팀도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만약 외인 원투 펀치가 제대로 돌아갔더라면 최원태 같은 선수들이 기회를 못 잡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밴헤켄과 브리검이 잘해준다면 팀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면서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넥센은 수술 후 복귀한 한현희(2승)와 조상우(3승)를 비롯해 신재영(4승), 최원태(4승) 등의 토종 선발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밴헤켄과 브리검이 합류할 경우, 막강 선발 진용을 갖추게 된다. 장 감독은 "어떻게 보면 행복한 고민"이라며 웃은 뒤 "그래도 6선발은 생각 안하고 있다.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적절히 휴식을 부여하면서 이들을 모두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18일 이택근의 극적인 대타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승리를 거둔 뒤 장정석 감독은 "현재 우리 팀에는 좋은 활약을 하는 신인들도 있지만, 이택근 같은 베테랑도 있다. 그렇기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가장 많은 돈을 쏟아 붓고도 선수가 없다는 한화, 반면 리그서 두 번째로 적은 연봉 팀이지만 신인뿐만 아니라 베테랑까지 있다는 넥센. 이번 한화와 넥센의 주중 3연전은 양 팀의 극명한 대조가 또 한 번 드러난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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