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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논란의 비디오 판독', 이대로는 곤란하다

계속되는 '논란의 비디오 판독', 이대로는 곤란하다

발행 :

김우종 기자
KBO 비디오 판독센터 내부 모습. /사진=뉴스1
KBO 비디오 판독센터 내부 모습. /사진=뉴스1


더욱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올해부터 도입한 비디오 판독 센터가 오히려 독이 된 모양새다. 문제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결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 장면 1.


같은 날 석연치 않은 비디오 판독에 이은 판정이 두 차례 나왔다. 먼저 29일 대전 LG-한화전. 한화의 2회말 공격. 1사 3루 기회. 양성우의 타구가 1루수 정성훈 쪽으로 굴러갔다. 공을 잡은 정성훈은 곧바로 홈으로 공을 던졌다. 3루주자 로사리오가 홈을 향해 달려들었고, LG 포수 유강남이 태그를 시도했다. 최수원 구심의 최초 판정은 세이프.


이어 LG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7분이 지난 끝에 비디오 판독센터에서 내린 판정은 세이프 원심 유지. 하지만 이후 이날 중계를 맡은 KBSN스포츠의 4D 리플레이 영상에 따르면 아웃인 것으로 확인됐다. 로사리오가 뻗은 오른발이 홈플레이트에 닿기 전, 유강남의 포수 미트가 로사리오의 왼팔을 먼저 터치한 것이다. 명백한 아웃이었으나 판정은 번복될 수 없었다.


# 장면 2.


같은 날 다른 구장에서도 비디오 판독 끝에 또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왔다. 29일 인천 롯데-SK전. SK가 4-1로 앞선 8회말 무사 1루 기회. 1루엔 대주자 조용호. 김강민 타석 때 롯데 이정민-강민호 배터리가 피치아웃을 했다. 이어진 강민호의 2루 송구. 공을 잡은 유격수 신본기가 조용호의 왼발에 글러브를 갖다 댔다. 최초 판정은 아웃.


그러나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MBC스포츠플러스의 중계 화면에 따르면 조용호의 왼발이 베이스에 닿기 전, 신본기의 글러브가 먼저 조용호의 왼발을 터치하는 게 포착됐다. 글러브가 닿은 조용호의 바지 왼쪽 주름 부분이 흔들린 게 보인 것이다. 아웃으로 보였으나 비디오 판독센터에서는 세이프로 판정을 번복했다.


리그 규정 28조 '비디오 판독'에 따르면 판독이 불가능할 경우 원심을 유지한다고 명기돼 있다. 그러나 판독이 가능한 상태에서 결국 원심이 뒤바뀌었다.


공정하고 신속한 판정을 위해 도입한 비디오 판독 제도가 오독으로 흔들리고 있다.
공정하고 신속한 판정을 위해 도입한 비디오 판독 제도가 오독으로 흔들리고 있다.


◆ 계속되는 비디오 판독 센터 오독 논란, 해결책은 정녕 없나


공교롭게도 같은 날 두 차례 오독으로 보이는 판정이 나왔다. 더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도입한 비디오 판독 제도가 아직 완벽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2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삼성-롯데전에서도 비디오 판독 끝에 오심이 나왔다. 당시 손아섭이 홈런을 때려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2루타로 판정이 번복된 것이다. 홈런 경계선을 넘었음에도 비디오 판독 센터의 오독으로 1점 그리고 더 나아가 1승이 날아가고 말았다.


당시 KBO는 오독의 책임을 물어 김호인 센터장에게 10일 출장 정지, 해당 판독에 참여한 2명의 판독 요원에게 50만원의 제재금을 각각 부과했다. 그러나 열흘이 채 지나기도 전에 또 다시 오독 사태가 벌어져 다. 징계를 강하게 내려 참가하는 센터장과 심판위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는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현재로서는 차라리 지난해처럼 방송사 화면에 의존해 합의 판정을 내리는 게 더욱 정확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더욱이 방송사들은 아직 KBO가 갖고 있지 못한 '4D 리플레이' 화면이라든지, '돋보기' 화면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KBO가 나서야 한다. 비디오 판독 센터의 인원이 부족하다면 충원을 해야 한다. 혹은 장비가 부족하다면 필요한 것을 찾아 보강을 해야 한다. 오독으로 인해 계속 피해 보는 팀과 선수가 나온다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방송사와의 협조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현장에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듯이 전광판에 판독이 필요한 화면을 띄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판진이 마이크를 들고 나와 팬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팬들을 위해 존재하는 게 프로 스포츠다. 국내 프로배구에서는 이미 시행 중에 있다.


앞서 몇 차례 오독이 발생하면서 '비디오 판독 센터'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급격하게 떨어져 있다. 헤드폰을 벗으며 취하는 심판의 몸짓에 '저게 정말 맞을까'하는 의문만 되풀이되고 있다.


더욱이 만약 이런 오독 사태가 포스트시즌에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시리즈 7차전 9회말 2아웃 접전 상황에서 사태가 벌어진다면…. 자칫, 오독 하나에 우승 팀의 향방이 갈릴 수도 있다. 이미 롯데가 손아섭의 홈런을 날리면서 1승을 손해를 봤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 않나. 지금이라도 KBO가 적극적으로 나서 비디오 판독 센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은 뒤 하루 빨리 해결책을 모색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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