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관람은 역시 직관이 제맛이다. TV가 더 잘 보이지만 열기까지 담을 수는 없다. 평창 올림픽 메달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가장 핫한 경기장은 어디일까?
동계 올림픽은 종목 특성상 기록 다툼이 대부분이다. 하계와 달리 1대 1로 겨루는 종목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박진감이 떨어지기 마련. 유일한 구기종목 아이스하키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가 이기는 모습을 보기는 힘들다. 설상은 야외에서 열려 집중력이 분산된다.
대회 초반 돌풍의 인기 종목으로 떠오른 컬링도 막상 경기장은 조용하다. 샷을 할 때에는 정숙을 유지해야 매너다. 기가 막힌 샷이 성공하고 스톤이 멈추면 관중들은 환호한다. 그리고 이내 도서관처럼 조용해진다.
컬링 믹스더블 장반석 감독은 이런 성숙한 관중 에티켓을 극찬했다. 장반석 감독은 "소치 때에는 러시아 관중들이 경기 도중에도 단체로 발을 구르고 그랬다. 엄청 불만을 제기했다. 중국에서 대회하면 중국 선수들이 조용히 해달라고 할 정도"라며 "우리 관중들은 정말 수준 높은 관람 매너를 선보였다"며 감사해 했다. 그렇지만 야구나 농구, 축구처럼 응원 문화를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는 흥분감이 덜할 수 있다.
이들에게 최적의 종목은 바로 쇼트트랙이다. 쇼트트랙은 수시로 순위가 뒤바뀐다.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 경기 도중 마음껏 함성을 내질러도 상관 없다. 오히려 클수록 선수들은 더 힘을 낸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쇼트트랙 최강국. 관객에게 승리보다 더 큰 재미는 없다.
쇼트트랙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아이스링크 2면(60m*30m)의 비교적 아담한 경기 구역에 관중 수용 능력은 1만2000명이나 된다. 한국 선수가 출전하면 일방적인 응원이 쏟아진다. 실내라 함성 소리가 빠져나가지 않고 경기장에 집중된다. 한국 선수가 추월할 때마다 데시벨은 치솟는다. 다른 동계 종목에서 맛볼 수 없는 속도감과 긴장감 그리고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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