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사우디를 5-0으로 대파한 러시아. 그들의 90분은 신태용호에 필요한 모든 것이었다.
러시아는 15일 자정(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사우디에 5-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획득함과 동시에 다득점에 성공한 러시아는 16강 가능성에 희망을 쐈다.
대회를 앞둔 러시아의 상황은 한국과 비슷했다. 어쩌면, 한국보다 더 심각했다. 최근 7번의 A매치에서 3무 4패로 승리가 없었다. 대회 직전 알렉산드로 코코린, 빅토르 바신, 게오르기 지키야 등 주전급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하기도 했다.
플랜A를 수정한 것도 같다. 바신, 지키야 등 수비 자원의 부상으로 오랫동안 준비했던 스리백을 버렸다. 러시아는 월드컵 직전 터키와 마지막 평가전에서 포백을 실험했고, 그 플랜B로 사우디전에 나섰다.
러시아는 4-2-3-1 포메이션을 꺼냈지만, 사실상 4-4-2로 봐도 무방했다. 셰도우 스트라이커 위치에 선 알란 자고예프는 라인을 올려 사실상 표도르 스몰로프 바로 옆에 위치했다. 이는 자고예프의 부상 이후 더욱 또렷하게 나타났다. 전반 21분 데니스 체리셰프가 투입되면서 알렉산드르 골로빈이 스몰로프와 투톱을 형성했다.
러시아의 전술을 4-4-2로 봤을 때, 신태용호와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더 많았다. 전방으로 이동한 골로빈은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스피드를 통해 찬스를 만들었다. 골로빈은 스몰로프보다 전방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였다. 사우디의 수비 그 누구도 그를 막지 못했다. 손흥민이나 황희찬에게 필요한 움직임이었다.
후반에 준비한 교체카드도 신태용호의 그것과 비교됐다. 러시아는 후반 25분 스몰로프를 빼고, 장신 공격수 아르템 주바를 투입했다. 196cm의 장신 공격수는 투입 1분 만에 머리로 골을 만들었다. 러시아의 네 번째 골 장면도 주바의 높이를 활용한 공격을 통해 나왔다. 김신욱에게 요구되는 부분이었다.
플랜B, 4-4-2, 골로빈과 주바 등 한국과 여러 부분에서 비교될 수 있던 러시아는 1차전을 5-0 대승으로 마쳤다. 러시아가 보여준 90분은 스웨덴전을 앞둔 신태용호에 필요한 모든 것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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