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탈코리아] 허윤수 기자= 치열한 강등 다툼에 경기에서도 지고 있는 상황.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포기할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지난주 열린 이탈리아 프로 축구에서 이런 장면이 나왔다. 토리노의 골잡이 안드레아 벨로티(27)가 그 주인공이었다.
벨로티는 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게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세리에A 21라운드 아탈란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품격있는 스포츠맨십으로 찬사를 받았다.
벨로티는 팀이 0-3으로 뒤진 전반 32분 상대 페널티박스 앞을 돌파하다 다리에 힘이 빠진 듯 주저앉았다. 아탈란타 수비 3명이 둘러싼 상황이었기에 주심은 파울로 판단해 즉각 휘슬을 불었다. 그리고 수비수 크리스안 로메로에게 경고를 줬다.
이때 놀라운 장면이 나왔다. 벨로티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주심을 향해 검지 손가락을 저었다. 파울이 아니라는 양심선언이었다.
주심은 양 팀 선수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드롭볼로 경기를 재개하기로 했다. 벨로티는 공을 상대팀에게 차주며 해프닝을 마무리했다. 물론 로메로에게 주어졌던 경고 역시 취소됐다.
로메로를 비롯한 상대 아탈란타 선수들은 벨로티에게 손을 내밀며 하이파이브로 감사 인사를 대신했다.
현재 토리노는 잔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강등권 18위 칼리아리 칼초에 승점 단 1점 앞선 17위다. 여기에 팀은 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프리킥으로 직접 득점이 가능한 위치였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지만 벨로티 앞에선 일부가 아니었다.
승부의 신 역시 감동한 듯했다. 0-3으로 뒤져있던 토리노는 양심선언 10분 뒤 벨로티가 만회골을 터뜨렸다. 전반 종료 직전 한 골을 더한 토리노는 후반 39분 극적인 동점골까지 넣으며 3-3 무승부를 거뒀다.
‘스포르트 바이블’은 “토리노는 프리킥으로 한 골을 만회할 완벽한 기회였다. 하지만 벨로티는 명예롭게 포기한 뒤 공을 돌려줬다. 스포츠 세계에서 주목할만한 장면이었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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