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류지현(50) LG 감독이 고(故) 구본무 회장이 영면해 있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화담숲'을 찾아 인사했다.
류 감독은 27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이규홍 LG 트윈스 대표이사, 차명석 단장과 함께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옆에 위치한 화담숲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화담숲은 지난 2018년 5월 세상을 떠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자 LG 트윈스 구단주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화담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는 뜻으로 고 구 회장의 아호( 雅號·문인, 예술가의 호나 별호를 높여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생전에 새와 숲 등 자연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았던 고 구 회장이 2013년 6월 생태 수목원 화담숲을 개장했다.
고 구 회장은 1990년부터 2007년까지 트윈스 초대 구단주를 맡으며 남다른 야구 사랑을 보여줬다. 1년에 한 번씩 선수단을 직접 경남 진주에 있는 외가로 초청해 친목 행사(단목회)를 열기도 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 취임식에서 "1년에 꼭 한 번씩 선수들을 초대해, 고기도 먹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다. 그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그게 아니었더라"고 회상했다.
그런 류 감독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장, 단장과 함께 고인을 찾아 마음을 다잡았다. 류 감독은 "아침 일찍 화담숲에 가서 시즌을 시작한다는 인사를 드리고 왔다. 토요일이라 차도 안 막히고 좋더라. 좋은 기운을 느끼고 왔다. 11월에 다시 찾아 뵙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11월에 무언가(우승 트로피)를 들고 다시 찾아 뵙는 건가'라는 취재진의 언급에 밝게 웃기만 하며 말을 아꼈다.
류 감독은 "취임할 때부터 책임감은 늘 똑같다. 다른 것보다 LG 출신의 첫 감독이라 책임감과 사명감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각오를 재차 다졌다. 류 감독이 신인상을 수상한 1994년 LG는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제는 사령탑이 된 류 감독이 2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은 채 화담숲을 다시 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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