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얜 또 누구야."
KBO 스카우트들로부터 올해 마산고가 다크호스로 여겨지는 이유는 베일에 싸인 원투펀치 덕분이다.
그 소문의 시작은 지난해 11월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열린 '제2회 선샤인배 아마야구 최강전'이었다. 아마야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회에서 주목받은 팀은 우승팀 마산용마고와 마산고였다. 마산용마고가 2차전부터 결승전까지 6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철벽 마운드를 자랑했다. 마산고는 좌완 이윤성(18)-우완 김경록(18) 파이어볼러의 임팩트가 강렬했다.
이윤성은 최고 시속 152㎞, 김경록은 154㎞를 던지며 이 대회를 보기 위해 모인 스카우트들을 놀라게 했다. 이 중 1학년 때부터 143㎞가 넘는 빠른 공을 던져 아는 사람은 알았던 이윤성과 달리, 김경록은 무명에 가까웠다.
물금고에서 1년 6개월간 3경기 3⅔이닝 무실점에 그쳤던 김경록은 지난해 7월 마산고로 전학 왔다. 6개월 출장 정지(시즌 중 전학으로 인한 징계)로 주말 리그 등 공식 대회에는 나서지 못했다. 밀양 션샤인배가 사실상 마산고 소속으로서 첫 데뷔전이었다.
이때 김경록을 처음 접한 KBO 스카우트 A는 "마산고에 이윤성도 있지만, 김경록도 지켜볼 만하다. 물금고에서 많은 경기에 못 나왔지만, (오랜만의 실전에도) 140㎞ 중후반의 공을 쉽게 던졌다. 우리도 이번에 확인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KBO 스카우트 B 역시 "지난해 밀양에서 주목받은 걸로 기억한다. 최고 154㎞까지 던졌는데 이번 윈터리그 때 다시 확인해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마산고가 강팀에 속할 수 있는 이유라고도 생각된다. 좌완 150㎞에 우완 150㎞ 원투펀치가 있는 팀은 많지 않다. 또 야수들이 저학년 때부터 많은 경기를 뛰어 경험이 쌓였다. 여기에 강속구 투수들까지 있으니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스카우트들이 당황한 건 당연했다. 경남 원동중 시절 김경록은 시속 140㎞도 나오지 않는 평범한 투수였기 때문. 고윤성(44) 마산고 감독도 "사실 (김)경록이가 중학교 때는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전 학교 진학 후 다시 봤을 때 훌쩍 성장해 있었다. 본인도 야구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 전학이 이뤄졌다"라고 떠올렸다.
정작 선수 본인도 갑작스러운 성장의 이유를 몰랐다. 운동선수 출신이 아닌 부모님에게서 나고 자라, 친구들과 야구하는 게 재밌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선수의 길로 든 평범한 롯데 자이언츠팬일 뿐이었다.
체구도 키 184㎝ 몸무게 85㎏으로 크지 않지만, 어느덧 시속 150㎞를 쉽게 던지는 유망주가 됐다. 최근 마산고 운동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김경록은 "쉬는 동안 연습 게임 한 번씩 던지는 걸 제외하곤 열심히 몸만 만들었다. 몸 자체의 스피드를 늘리는 것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겨울 몸무게를 늘리는 것도 목표로 했는데 그건 이미 달성했다. 그래서 끝까지 유지하기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안 다치기 위한 유연성, 가동성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밀양 선샤인배 시속 154㎞는 본인도 놀란 구속이었다. 김경록은 "1학년 초반에는 시속 136㎞를 던졌다. 그러다 후반에 145㎞까지 나오고 고2 초반에 150㎞를 처음 찍었다. 밀양에서도 그냥 가운데 내 공을 던지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던졌는데 구속이 잘 나왔다"고 멋쩍은 웃음을 내비쳤다.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윈터리그는 김경록이 주전으로 나서는 첫 무대다. 그러기 위해 현재는 롤모델 이마이 타츠야(28·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영상을 참고해 구종을 가다듬고 있다. 김경록은 직구,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커브와 스플리터를 연마 중이다.
김경록은 "일본의 이마이 선수 영상을 많이 참고한다. 동작을 짧게 가져가면서 강력한 직구를 던지고 슬라이더로 타자를 잘 잡는 선수라 닮으려 한다"라며 "올해는 시속 157㎞까진 던져보는 것이 목표다. 또 슬라이더 구속을 더 늘리고 커브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올해 마산고가 다크호스라는 평가를 친구 이윤성과 함께 현실로 만들고 싶은 것이 꿈이다. 김경록은 "첫 번째 목표는 당연히 우리 학교의 전국대회 우승이다. 개인적으로는 시속 157㎞를 던져서 1라운드 지명도 받고 싶다"라고 목표를 크게 잡았다.
그러면서 "만약 그렇게 KBO 리그에 간다면 안우진 선배님을 만나고 싶다. 어떻게 그렇게 공도 좋고 타자를 쉽게 잡는지 알고 싶다. 타자로는 김도영 선배님을 상대해 보고 싶다. 리그 최고의 타자고 쉽지 않을 상대인데, 그래서 더 잡으면 짜릿할 것 같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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