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깜짝 은메달은 우연이 아니었다. 실력이었다. 차민규(29·의정부시청)가 두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역사를 썼다.
차민규는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39를 기록,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온 2번째 메달이자 한국 선수단 전체 4번째 메달이다.
차민규는 자신의 첫 올림픽이던 2018 평창 대회에서 1위에 0.01초 뒤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두 번째 도전에서는 0.07초 뒤진 2위로 마무리했다.
쇼트트랙 선수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차민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그 전까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차민규는 올림픽 데뷔전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당시 금메달을 차지한 하바드 로렌첸(노르웨이)과 단 0.01초 차이에 불과했다. 2010 밴쿠버 대회에서 모태범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8년 만에 나온 값진 메달이었다.
올림픽 이후 차민규는 더욱 성장했다. 2019년 3월 월드컵 파이널에서 한국기록(34초03)을 세우며 명실상부한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으로 올라섰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을 겪었다. 2021~22시즌 네 차례 월드컵에서 한 번도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월드컵 랭킹은 7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차민규는 묵묵히 달렸고,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그리고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차민규는 약점으로 꼽히던 스타트를 극복해내며 2연속 올림픽 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2006 토리노 대회에서 이강석(동메달)을 시작으로 2010 밴쿠버 대회에서는 모태범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리고 차민규가 이강석, 모태범의 뒤를 이었다. 차민규는 두 선수도 해내지 못한 올림픽 2연속 메달에 성공,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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