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를 빨리 끌어 올려야 하는데…. 너를 못 만나다니….'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에서 NC로 이적한 손아섭(34). 개막 후 5경기 연속 침묵하면서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유쾌함을 잃지 않은 그였다.
손아섭의 올 시즌 첫 안타는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서 터졌다. 3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때려냈다. 올 시즌 개막 후 22타석 만에 맛본 첫 안타였다.
첫 안타가 조금 늦게 터지긴 했지만 그래도 손아섭은 손아섭이었다. 8일 경기서 2루타 두 방과 함께 멀티히트로 활약한 그는 9일 2안타, 10일 1안타를 각각 기록했다.
손아섭은 앞서 5일부터 7일까지 창원 안방에서 친정팀 롯데를 상대했다. 그런데 상대가 롯데라 의식이 됐던 것일까. 3경기 내내 안타를 치지 못했다.
손아섭은 롯데전을 돌아보며 "재미있었던 것 같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면 더욱 재미있게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에 있어 아쉽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 선수들과 경기 전 만났다. 제가 아꼈던 후배들이 찾아와서 인사를 나눴다. (전)준우 형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냥 서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덕담을 많이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롯데 투수들도 반갑게 '옛 동료이자 선배' 손아섭과 인사했다. 얄궂게도 이미 손아섭을 무안타로 꽁꽁 묶었던 롯데 투수진이었다.
손아섭은 "마침 (최)준용이와 (김)유영이도 인사하러 왔더라. 제가 일부러 피했는데, 굳이 찾아와서 인사를 하던데…. 그래서 인사만 하지 말고 '한 번 (좋은 공을) 좀 줘봐라! 마, 전광판 (내) 타율 좀 봐라' 했다. 아쉽게 두 선수와 승부는 하지 못했다. 그들과 승부는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며 유쾌한 입담을 자랑했다.
롯데전을 마치고 잠실로 넘어온 손아섭. 마침 LG에는 '폭소 콤비' 임찬규(30)가 몸담고 있다. 둘은 절친이다. 손아섭은 과거 "(임찬규가 전날 선발인 것을 알게 된다면) 일단 타율 계산부터 들어간다. (LG와 맞붙을 예정일 경우) 항상 찬규가 언제 던졌는지 제일 먼저 체크한다. (임찬규에게 전화를 건 뒤) 설레서 잠이 안 온다는 말을 한다"며 폭풍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럼 이번에는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손아섭은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우리와 3연전에 안 던진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들었다. 저도 페이스를 빨리 끌어 올려야 하는데, (임)찬규를 만나지 못하게 돼서 그런 부분이 아쉽다"며 특유의 정색과 함께 다시 한 번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사실 손아섭은 2020 시즌까지 임찬규 상대 통산 타율이 0.351(37타수 13안타) 3홈런 7볼넷 3삼진으로 매우 강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임찬규가 웃었다. 손아섭이 임찬규 상대 8타수 1안타로 타율 0.125에 그친 것. 과연 올 시즌에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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