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들보다 한 발 더 뛰었어야 하는데..."
청주 KB스타즈 엄서이(21)가 여자농구 박신자컵 3위 결정전에서 '맹활약'을 펼치고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을 포함해 선수들이 최희진(35) 염윤아(35) 등 베테랑 선배들보다 더 뛰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엄서이는 31일 오후 1시 45분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2 KB국민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3위 결정전에서 23점 16리바운드 '더블더블'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66-52 승리에 앞장선 뒤 취재진과 만나 "어린 선수들이 제대로 보여준 경기가 없었던 것 같다"며 대회를 돌아봤다.
그는 "우리 팀 목표는 우승이었는데, 결승까지 못 간 게 아쉽다"면서 "(최)희진 언니와 (염)윤아 언니가 많이 도와줬다. 언니들보다 한 발 더 뛰고 그랬어야 했는데, 그게 많이 아쉽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신자컵은 어린 선수들이 위주로 대회에 나서지만, KB는 1987년생인 최희진 염윤아가 함께 출전해 동생들을 이끌었다. 엄서이는 그런 언니들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못내 아쉬워했다.
이번 대회 스스로의 활약상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예선전에서는 제 공격만 보느라 미스를 많이 했다. 힘든 공격을 많이 해서 제 플레이를 많이 못 보여드렸다"면서 "예선에선 제가 할 몫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마지막 경기였던 3위 결정전에서 그야말로 맹활약을 펼치면서 팀이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앞장섰다. 엄서이는 "이번 경기에서는 제 몫을 해주려고 노력했다"며 "예를 들어 드라이빙했을 때 외곽으로 빼주는 것을 생각하면서 하니까 오늘은 잘 됐던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다가오는 새 시즌엔 언니들의 공백을 잘 메우면서, 동시에 조금씩 주전으로 다가서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엄서이는 "지난 시즌엔 아프기도 많이 아팠고, 몸 관리를 제대로 못 했다"면서 "안 다치려고, 살도 많이 빼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웃음). 전지훈련 가서도 힘들게 경기하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언니들이 힘들어서 나오면, 그 자리를 실수 안 하고 메워줄 수 있는 걸 생각하려고 한다. 뒤에서 언니들이 빠졌을 때 쉴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면서도 "욕심을 부리기엔 언니들이 워낙 짱짱하다. 그래도 욕심을 부려야 할 땐 부려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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