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아픔을 지우기 위해 이를 갈았다. 그러나 서희주(30·전남우슈협회)가 단 0.003점이 부족해 메달을 놓쳤다.
서희주는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구아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슈 투로 여자 검술·창술에서 최종 총점 19.423점을 획득해 4위에 올랐다.
오전에 열린 1차 시기인 검술에서 동작질량 5.0점 만점, 난도 2.0점 만점에 연기력 2.713점(만점 3.000)으로 총 9.713점을 받아 4위에 올랐다. 3위와는 단 0,003점 차이로 오후에 열릴 2차 시기에서 얼마든지 메달권으로 올라설 수 있는 차이였다.
2차 시기 창술에서 가장 늦게 나선 서희주는 13개 세부 동작을 무난히 소화해냈고 결과를 기다렸다. 전광판엔 동작질량 5.0점, 난도 2.0점이 찍혔으나 연기력에서 2.710점으로 4위로 기록됐다.
1위는 1,2차 시기 모두 1위를 차지한 중국 라이 샤오샤오(19.6점), 2위는 이란 키아니 자흐라(19.436점), 3위는 베트남 두옹 투이 비로 19.426점. 서희주와 점수 차는 불과 0.003점이었다.
우슈도장 아버지를 따라 7세 때부터 우슈에 발을 들인 서희주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슈 검술창술전능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서희주는 2015년과 2017년 세계선수권 검술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에도 세계적 기량을 이어갔다. 2019 세계우슈선수권에서 검술 동메달, 2022 미국 버밍햄 월드게임에선 검술과 창술 전능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선수 시절 내내 부상과 싸워야 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아킬레스건이 파열됐지만 지독한 재활로 결국 복귀해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경기 시작 5분 전 왼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눈물을 삼키며 기권을 해야 했다.
서희주는 앞서 대한체육회를 통해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충격과 아쉬움이 컸다"며 "5년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이기도 하고 올해가 라스트 댄스인 만큼 후회 없는 멋진 경기로 그때의 서러움을 시원하게 날리고 싶다"고 말했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피겨스케이팅의 '돌연변이'로 나서 세계 피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김연아처럼 우슈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서희주는 사실상 은퇴 무대로 9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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