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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대 9K 완봉승' 두산 1R, 247구-5연투 논란에도 인생 경기로 꼽았다... "무리였다면 내가 그만했을 것"

'美 상대 9K 완봉승' 두산 1R, 247구-5연투 논란에도 인생 경기로 꼽았다... "무리였다면 내가 그만했을 것"

발행 :
마포=김동윤 기자
인천고 김택연이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2023 야구·소프트볼인의 밤'에서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인천고 김택연이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2023 야구·소프트볼인의 밤'에서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두산 베어스의 차세대 마무리 후보로 여겨지는 김택연(18·인천고)이 2023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18세 이하(U-18) 야구월드컵에서 불거진 혹사 논란에 오히려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택연은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2023 야구·소프트볼인의 밤'에서 남자 고교 부문 우수투수상을 수상한 뒤 "나중에 기사를 통해서 (혹사 논란을) 알게 됐는데 문제라 생각하지 않았다. 나도 무리했다고 생각했으면 선수로서 당연히 그만하겠다고 했을 텐데 할 수 있어서 던진 것이다. 그래서 (이영복) 감독님 때문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인천고 졸업 예정인 김택연은 올해 고교 리그 통틀어 13경기 7승 1패 평균자책점 1.13, 64⅓이닝 97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66을 기록하며 모교의 대통령배 준우승을 이끌었다. 2023 WBSC U-18 야구월드컵에서는 주로 불펜으로 등판해 6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88, 16이닝 29탈삼진으로 한국의 동메달 수확에 1등 공신이 됐다. 1년 내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끝에 2024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다.


올해를 야구 인생의 톱3로 꼽은 김택연은 "올해가 있었기에 이렇게 좋은 상을 받고 프로 지명을 받았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성장하면서 느낀 것이 많은 해였다"며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전)미르와 붙은 대통령배 준결승전과 야구월드컵 미국과 동메달 결정전"이라고 인생 경기를 꼽았다.


지난 9월 열린 2023 WBSC U-18 야구월드컵은 김택연의 이름을 가장 크게 알린 대회임과 동시에 야구팬들의 걱정을 안긴 대회이기도 했다. 김택연은 2일 타이완전(54구)-4일 호주전(15구)-6·7일 푸에르트리코전(40구)-8일 미국전(16구)-9일 네덜란드전(24구)을 불펜으로 던진 뒤 10일 미국과 3·4위전에서 7이닝(98구) 무실점 9탈삼진으로 완봉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투구 수는 총 9일간 247구였다.


김택연이 1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미국과 제31회 2023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WBSC
김택연이 1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미국과 제31회 2023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WBSC

이때 대표팀을 이끌었던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철저한 관리 속에 이뤄져 몸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김택연의 설명. 김택연은 "통증은 당연히 없었고 트레이너 코치님들이 경기 후 마사지를 잘 해주셔서 다음 날에도 무리 없이 던질 수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던지다 보니 피로하다는 느낌보단 자고 일어나서 회복만 잘하면 잘 던질 수 있겠구나 싶어 괜찮았다"고 미소 지었다.


논란에도 결과적으로 김택연은 국제무대에서 통하는 기량과 스태미너를 입증하며 자신의 주가를 올리게 됐다. 두산은 일단 마무리 후보로 점찍었으나, 발전 여부에 따라 선발 투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상황. 김택연도 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으나, 선발 투수와 마무리 모두에 욕심을 보였다.


김택연은 "투수라면 선발 투수를 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불펜으로 뛴다면 마무리로 뛰고 싶은데 팀에 필요한 보직으로 가는 것이 나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투수는 포지션 자체에 부담은 있지만, 경기를 끝내는 중요한 포지션이라 생각해 욕심이 있다. 어느 쪽이든 최근 '키가 작은 투수는 안 된다'는 인식을 깨는 선수들이 많은데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야구월드컵 후 두 달을 푹 쉰 김택연은 최근 이천베어스캠프에서 신인 선수들과 함께 가볍게 캐치볼을 시작했다. 16일에서 1차적으로 훈련을 마무리한 후 내년 1월에 다시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이번 겨울 목표는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은 감각만 유지하면서 주 구종인 슬라이더와 세 번째 구종인 스플리터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


김택연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김택연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김택연은 "주 구종인 슬라이더를 올해 카운트 잡는 공으로 쓴 것이 좋은 성적의 비결이었다. 다들 내 직구가 장점인 걸 알고 있어서 역으로 슬라이더를 이용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슬라이더는 직구와 피칭 터널이 비슷한 것이어서 그 점에 최대한 집중해 던졌는데 대표팀을 거치면서 점점 좋아지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참고하는 투수는 KBO리그 최고 마무리 고우석(25·LG 트윈스)와 3억 달러 투수로 주목받고 있는 일본프로야구(NPB)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펄로스)였다. 김택연은 "좌타자에게는 역회전 공이 없어서 백도어 슬라이더를 많이 사용했는데 프로에는 콘택트 좋은 선배님들이 많아 준비가 필요하다"며 "고우석 선배님하면 강한 직구인데 1년 1년 지날수록 구속이 꾸준히 느는 점을 본받고 싶다. 변화구 측면에서는 야마모토 선수의 영상을 많이 보고 있다. 야마모토 선수는 좌타자든 우타자든 던질 수 있는 승부구가 확실히 있다. 또 나처럼 키가 그리 크지 않은데도(김택연 182㎝, 야마모토 178㎝) 일본을 평정하고 메이저리그로 가는 것을 보고 피칭 스타일을 많이 배우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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