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지만 결국 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를 해냈다. 안정감 만큼은 토종 톱클래스로 손색이 없는 고영표(34·KT 위즈)는 결국 또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고영표는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11구를 던져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1,2회 실점을 하며 시작했지만 결국 또 6이닝을 버텨냈고 타선으로부터 훈장과 같은 8번째 승리(4패)를 선물 받았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1회말 박성한에게 리드오프 홈런을 맞았고 2회엔 수비 실책으로 내보낸 주자에 이어 박성한에게 다시 한 번 안타를 맞고 또 실점했다.
그러나 이후엔 힘을 냈다.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안타는 단 하나도 맞지 않았다. 특히 96구를 던진 뒤에도 6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최지훈과 최준우를 땅볼 타구, 정준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즌 12번째 QS를 완성시켰다.

2-2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노디시전을 기록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타선이 잘 버틴 토종 에이스에게 선물은 안겨줬다. 7회초 이정훈이 2루타를 때려낸 뒤 후속 타자들의 땅볼 타구 때 3루에 이어 홈까지 밟았고 대주자로 나선 배정대가 2루 도루에 이어 대타 오윤석의 안타 때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최고 시속 137㎞에 달한 투심 패스트볼을 46구 뿌렸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51구 던졌다. 커브 12구, 슬라이더 2구도 섞어 던지며 SSG 타선을 요리했다.
이후엔 이상동(⅔이닝)과 우규민(1⅓이닝), 박영현(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고영표의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고영표는 시즌 8번째 승리를 따냈고 KT는 SSG를 제치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이날 패배한 4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도 0.5경기로 좁힌 채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선발 고영표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 투구를 했다. 승리 투수가 되서 정말 기분 좋다"며 "이어 나온 이상동, 우규민, 박영현도 잘 막아주며 고영표의 고생이 헛되지 않게 해줬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컨디션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 펼친 역투라 더 놀랍다. 고영표는 "오늘 날씨가 습하고 더워서 경기 초반에 몸이 무겁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도 "다행히 3,4회 넘어가면서 괜찮아졌고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타선에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민혁이가 대타로 나와서 어려운 상황 속 동점타를 쳐주고 (장)성우 형까지 멋진 슬라이딩을 보여준 것이 나에게 힘을 더 줬다. 모두가 오늘 퀄리티스타트까지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과 힘이었다"고 공을 돌렸다.
16경기에서 94⅔이닝을 책임지며 8승 4패, 평균자책점(ERA) 3.33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0.285, 이닝당 출루허용(WHIP) 1.34로 최정상급 투수의 기록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노련한 피칭으로 누구보다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국내 투수 중엔 팀 동료 소형준(13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QS를 남기며 전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고영표 또한 뿌듯함을 나타냈다. "전반기 퀄리티스타트 개수도 그렇고 승리도 그렇고 내가 생각한 몫을 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며 "그래도 후반기에는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드리고 싶다. 전반기 많은 도움을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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