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신인 박준순(19)의 한계는 어디일까.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부터 KBO리그 사령탑까지 젊은 재능의 미래를 궁금해했다.
박준순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6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득점 1삼진을 기록하며, 4-4 무승부에 공헌했다.
이날 박준순이 상대한 투수는 리그 에이스 코디 폰세. 폰세가 어깨 뭉침 증상으로 7회를 앞두고 강판당할 때까지 박준순은 삼진-희생번트로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폰세는 6회까지 단 70개의 공을 던지면서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기에, 박준순을 탓하긴 어려웠다.
폰세가 난공불락의 투수였다는 것이 그가 내려간 이후 드러났다. 박준순은 7회초 1사에서 곧장 박상원의 시속 148km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3루타를 때려냈다. 전날(23일)에 이은 이틀 연속 3루타. 뒤이어 상대 폭투로 홈을 밟으면서 득점에도 성공했다. 이후 안타 하나를 추가하며 시즌 9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했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폭발적인 주루는 바로 전날 KBO 최초 고졸 신인 사이클링 히트라는 대기록이 무산됐음에도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크게 아쉬워하지 않는 이유다. 전날 박준순은 1회 첫 타석부터 황준서에게 좌월 솔로포를 때려내더니, 4회에 엄상백에게는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데뷔 첫 3루타를 쳤다. 이 3루타를 기점으로 두산은 6득점 빅이닝을 일궈냈고, 박준순은 5회말 2루타로 사이클링 히트에서 단타만을 남겨 놓았다. 하지만 13-1로 두산이 크게 이기고 있는 8회말, 바로 앞 타석에서 이닝이 끝나며 아쉽게 그 기회를 놓쳤다.

24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조성환 대행은 "(박)준순이가 사이클링 히트까지 안타 하나를 남겨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잘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고 기특하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오히려 "사이클링 히트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팀원들이 막내가 한 타석을 더 서길 바라는 마음에 어떻게든 연결하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팀으로서 끈끈해졌다는 느낌이었다"고 다른 야수들을 눈여겨봤다.
박준순은 배봉초(동대문구리틀)-청량중-덕수고 졸업 후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된 우투우타 내야수다. 덕수고 시절부터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보여주며 타격에서만큼은 완성형이라는 평가받았다. 결국 그해 신인 중 가장 먼저 프로 지명을 받았고, 지난해 연말 스타뉴스가 주관하는 '2024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부문 스타상을 받았다. 당시 수상자 선정위원회는 "안치홍(한화) 유형의 타격과 수비력을 갖췄다. 고교 시절 공·수·주에서 평균 이상의 기량을 보여준 선수로, 아마추어 선수답지 않은 변화구 대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속구에 대한 반응과 밀어치는 능력도 좋다. 선구안도 뛰어나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기대가 현실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시즌 초반 2군을 오고 갔던 박준순은 5월 30일 콜업 후 줄곧 1군 붙박이로 활약하며, 43경기 타율 0.327(113타수 37안타) 3홈런 8타점 16득점 4도루, 출루율 0.350 장타율 0.469 OPS(출루율+장타율) 0.819로 연착륙 중이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고졸 우타자가 프로 와서 곧바로 타율 3할을 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고등학교 때도 정말 좋게 봤는데 역시나 잘 친다"고 감탄하면서 "당장 장타가 없다고는 하지만, 콘택트 능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성장하면서 장타가 나올 것이다. 또 달리기도 느리지 않고 어깨, 수비도 괜찮기 때문에 이대로만 가면 나중에 메이저리그도 갈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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