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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감'까지 느낄 서울 팬들, 직접 라이벌팀 이적 택한 '성골 유스'

'배신감'까지 느낄 서울 팬들, 직접 라이벌팀 이적 택한 '성골 유스'

발행 :
김명석 기자
FC서울을 떠나 '최대 라이벌' 수원 삼성으로 임대 이적한 강성진. /사진=수원 삼성 SNS 캡처
FC서울을 떠나 '최대 라이벌' 수원 삼성으로 임대 이적한 강성진. /사진=수원 삼성 SNS 캡처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 유스 출신인 강성진(22)이 K리그2 수원 삼성으로 임대 이적했다. 서울의 최대 라이벌 구단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결국 구단 간 합의가 이뤄진 이적이지만, 선수 본인의 수원 이적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라이벌팀 이적을 원한 이른바 '성골 유스'의 결정에 서울 팬들은 허탈함을 넘어 배신감까지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성진의 수원 임대 이적은 24일 서울과 수원 양 구단의 공식 발표로 이뤄졌다. 서울 구단은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강성진의 임대 소식을 알렸고, 수원 구단 역시 같은 시각 강성진의 영입 소식과 함께 입단 소감을 함께 전했다. 강성진은 수원 구단을 통해 "팀(수원)에 오게 돼 너무 기쁘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힘을 합쳐서 반드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 따뜻하게 맞이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물론 어린 선수가 경험을 쌓기 위해 시즌 도중 임대로 떠나는 건 아주 흔한 일이다. 이번 시즌 강성진은 K리그 5경기에만 나서 출전 기회가 간절했다. 라이벌 관계이긴 하나, 유럽처럼 두 구단 간 선수 이적이 금기시되는 것 역시 아니었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서울에서 뛰던 이시영이 수원으로 임대 이적한 사례도 있다. 계약을 마친 뒤 서울 또는 수원 등 서로의 라이벌 구단으로 향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다.


문제는 강성진의 '출신'이다. 그는 서울 15세 이하(U-15), 18세 이하(U-18) 유스인 오산중·오산고를 거쳐 프로까지 데뷔한 이른바 성골 유스 출신이다. 준프로 계약을 통해 일찌감치 1군에 올라왔고, 당시 K리그1 최연소 출전 기록(17세 11개월 12일)까지 세울 만큼 기회도 받았다. 유스 시절을 포함하면 올해까지 10년째 서울 유니폼만 입다가 돌연 수원으로 향한 셈이다.


서울 유스 오산고 시절 강성진. 그는 오산중-오산고를 거쳐 준프로계약을 통해 서울에서 프로 데뷔까지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 유스 오산고 시절 강성진. 그는 오산중-오산고를 거쳐 준프로계약을 통해 서울에서 프로 데뷔까지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심지어 이번 수원 이적은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가장 컸다. 서울 유스 출신인 만큼 두 구단의 관계성을 모를 리 없는데도, 그는 구단을 설득하면서까지 수원행을 강력하게 원한 끝에 이적을 성사시켰다. 그를 향한 서울 팬들의 감정이 '배신감'에 가까운 이유다.


결국 강성진도 개인 SNS를 통해 수원을 이적을 결심한 배경이나 과정 등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셨을 분들께 조심스럽게 제 생각을 전하고자 한다"며 "이번 여름 저는 환경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그 과정에서 수원 구단의 제안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성진은 "구단은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에 담긴 상징성과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오랜 시간 동안 임대를 단호히 허용하지 않는 입장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저의 진정성 있는 의사 표현에 구단도 고심 끝에 이 결정을 존중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결국 출전 시간 보장을 위해 새로운 팀 이적을 물색하던 과정에서 K리그2 수원의 제안을 받았고, 라이벌 구단이라는 이유로 수원 임대 이적에 부정적이던 구단을 설득해 끝내 이적을 허락받았다는 의미다.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향한 이번 임대 이적 과정이 결국 본인의 의지였다는 뜻이다.


강성진은 "팬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당혹스러움과 실망감 역시 잘 알고 있다. 그 마음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 서울에서 데뷔해 지금까지 성장해 온 선수로서, 이 결정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무거운 선택이었는지 저 역시 잘 알고 있다"면서도 "선수로서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하고 싶었다. 더 큰 책임감과 성숙한 자세로 한 걸음을 내딛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강성진의 이같은 설명에도 서울 팬들이 느끼는 분노나 배신감 등의 감정이 쉽게 가라앉을 수는 없다. 오히려 그 감정은 설령 부진할 때도 성골 유스라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애정과 응원을 보냈던 것과 비례할 수밖에 없다. 임대 이적인 만큼 시즌이 끝난 뒤엔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제는 '라이벌 수원 이적을 직접 원했던 선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수원행을 직접 결정한 만큼 오롯이 강성진이 감수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FC서울에서 뛰던 강성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에서 뛰던 강성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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