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진희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2에서 오심이 많이 나오는 데 대해 어리고 경험이 적은 심판들이 배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심판 양성을 위해서는 이들이 K리그2에서 경험을 쌓는 단계가 필요하다며 구단과 팬들에게는 양해를 구했다.
문진희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KBS 스포츠 유튜브 채널 'HOT다리영표:전술의재발견'에 출연해 "K리그2에 있는 심판 가운데 주심 기준 10명 정도는 미래의 국제심판을 만들기 위해 들어온 심판들"이라며 "연령이 어리고 경험이 적다 보니까 심리적인 압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오심이 많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내년 이후에는 병역을 필한 23세 자원을 찾아서 국제심판을 만들어야 한다. 국제심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톱리그(K리그1) 심판으로 활동해야 한다"면서 "K리그2에서 에러(오심)가 많이 나오는 건 10명 정도의 (경험이 적은) 주심이 K리그2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년 정도 후면 (현 K리그2 심판들도) K리그1에 올라갈 거다. 그러면 K리그1과 K리그2 심판 수준이 높아질 거라고 판단한다"며 "물론 각 구단 감독님과 팬들한테는 죄송한 일인데 심판은 단계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런 시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제심판 양성'을 목표로 어리고 경험이 적은 심판들을 K리그2에 배정했다는 의미다. 지금은 경험 부족 등에서 나오는 오심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경험들이 쌓이면 향후 K리그1 승격과 국제심판 배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거란 게 문진희 심판위원장의 설명이다.

다만 K리그2도 엄연히 '프로리그'라는 점에서 문진희 위원장의 이같은 설명은 논란이 예상된다. 매 시즌 K리그2 각 구단과 선수들은 K리그1 승격을 위해 치열하고 처절한 경쟁을 펼치는데, 정작 경기 진행은 충분히 경험을 쌓고 실력이 증명된 심판들이 아닌 경험이 더 필요한 심판들이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날 문 위원장은 직접 국내 심판들 간 승강제를 직접 설명했다. 한 시즌을 마친 뒤 심판들의 누적 평점을 통해 K리그1과 K리그2뿐만 아니라 세미프로인 K3리그, K4리그, 나아가 대학리그인 U리그까지 승강제가 연계됐다는 설명이었다. 어린 심판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프로무대가 아니더라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심지어 문진희 위원장이 이날 K리그2에 오심이 많다고 인정한 데다, 그 배경으로 심판들의 나이나 부족한 경험을 집으면서 앞으로 판정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지게 됐다. 또 심판들의 '단계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오심에 따른 결과나 부상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구단과 팬들의 몫으로만 남게 됐다.
한편 이날 문진희 위원장은 심판에 대한 비판을 금지하는 규정과 관련해 "감독님들의 입을 막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터뷰보다는 공문을 통해 순화시키는 방법이 더 좋다는 것"이라며 "(판정과 관련해) 언론에 노출시키면 해당 심판이 다음 경기에 들어갔을 때 피로감, 팬들로부터 오는 스트레스가 있다. 심판을 양성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심판들을 존중하고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를 잘 운영하고 오심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판정이 잘못됐을 때 (심판) 혼자만의 갈등, 심리적 외로움이 엄청나다. (오심으로 인한) 행정 처분을 받으면 3주 간 쉴 때 쓸쓸함도 많다"고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문진희 심판위원장은 "올해는 (심판들이) 지난 4월부터 매주 화요일 국제축구연맹(FIFA) 강사 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저희가 잘 해내야 K리그가 흥행되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잘 교육시키고 훈련시켜서 오심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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